조직위원회 숨가쁜 하루/ ‘성공 월드컵’ 24시간이 짧다

조직위원회 숨가쁜 하루/ ‘성공 월드컵’ 24시간이 짧다

송한수 기자 기자
입력 2002-02-20 00:00
수정 2002-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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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은 너무 짧다.’ 2002년 2월20일 0시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84번지 한국파이낸스빌딩 앞 월드컵조직위원회 시계탑 아날로그 전광판에 ‘100’이라는 빨간색 숫자가 환하게 들어왔다.

역사적인 2002월드컵축구대회 개막이 앞으로 꼭 100일 남았음을 알리는 이 3층건물 높이 전광판은 지난해 3월 세워진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남은 날짜를 꼽아줌으로써 광화문통을 오가는 시민들의 가슴에 기다림과 설렘을 안겨주었다.

반듯하게 생긴 이 30층(지하 8층)짜리 초현대식 건물 5층에 자리잡은 한국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KOWOC) 홍보국 직원들은 이 시각까지도 밀린 일 처리로 바쁘게 움직였다.

월드컵대회가 본격적인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음을 말하는 D-100일 전야부터 조직위 대변인실 출입구 한편에서는 20쪽 분량을 순서대로 한꺼번에 복사할 수 있는 초고속 복사기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D-100일을 맞아 앞으로 대회를 이끌어 나갈 조직위의 표정과 행사 등을 취재하려는 국내외 언론사에 협조 문안을 만들어야 하는 곳이 바로 대변인실이다.두 공동위원장은 물론 조직위를 이끄는 사무총장 등 임원,여러 산하 기구들의 각종회의 자료와 강연 준비 또한 오롯이 이곳 몫이다.

업무를 처리하는 손놀림이 빨라지기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그만큼 밀려드는 일 때문에 조직위 직원 403명 모두가 하루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최근 사무총장 중심체제로 바뀌면서 또 한번 기구 개편을 단행해 9국 3실 1본부 27부 1팀으로 이뤄진 조직위에서는 부서마다 자정을 훌쩍 넘기는 날이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이처럼 급박해진 사정은 각종 지표에서도 느낄 수 있다.30여개의 크고 작은 부서에서 업무용으로 쓰이는 종이만 한달에 A4용지 2500장 들이 110여상자에 이르고 복사기 토너 갈아주는 일도 한달에 40여차례나 될 정도다.지난 1년 동안 사무용 소모품 비용이 월평균 700만원에 이르렀다.

이같은 사정을 반영이라도 하듯 한 직원은 “고생이 많다.

”는 말을 건네자 “여기서 이만큼 애쓰지 않는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장시간 사용하는 바람에 열을 한껏 받아 멈춘복사기를 손으로 가리켜가며 “얘(?)야말로 진짜 고생…”이라고 했다.

“어디에선가 월-드-컵 석자만 들려와도 내 일처럼 느껴져요….” 하루에만 30여건이나 쌓이는 관련 서류를 다루고 있던 홍보국 직원 P(38)씨가 꺼내놓은 이야기다.

빙상 수영 등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걸쳐 월드컵대회라면 세계 최고의 무대로 일컬어진다.이 때문에 어떤 종목인지 몰라도 ‘월드컵 화제’에는 저절로 귀가 번쩍 뜨인다는 말이다.

그는 주요 업무일정이 새까맣게 적힌 게시판을 가리키며 이런 저런 업무로 자정을 넘겨 밤 늦게 퇴근하기 일쑤라고 했다.또 아침에도 다른 공무원들보다 한참 이른 오전 6시까지나와야만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단다.

홍보국에서 자료실,월드컵 홍보관 등 몇개의 부서를 지나면 마케팅 전략 다듬기에 분주한 사업국 직원들을 만나게 된다.경제적 유발효과만 총 11조원대로 추정되는 초대형 사업이차질없이 치러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사업자 관리에 잔뜩 신경이 쓰인다.

사업국 직원 K(52)씨는 “입장권 판매도 결국은 잘 될 것이지만 대회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옥죄는 업무”라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복도 맨끝 인력물자국 직원들 역시 경기장 등 현장에서 손님을 맞이할 자원봉사자 교육을 놓고 점검에 점검을 거듭하느라 옆방인 자원봉사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눈에 자주 띄었다.

인력물자국 반대편 문화행사추진본부는 최소한 10억명이 지켜본다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를 최고의 문화제전으로 엮어내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느라 여념이 없다.

5층 한 가운데에 위치한 홍보관에서는 10여명의 외국인 방문객들이 조직위 통역요원의 친절한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겉으로는 조용한 분위기지만 조심스럽게,그러나 힘차게 한발 한발 월드컵의 날을 향해 달리고 있는 조직위의 모든 직원들은 요즘 부쩍 마음마저 분주해진다고 입을 모은다.한 직원은 “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조직위가 이곳으로 옮겨올 무렵 입주 신청자가 거의 없어 썰렁했습니다.하지만 조직위 입주 이후 굵직한 업체들이 앞다퉈 들어왔죠.덩달아 지하 식당가 등 이웃 상권까지 번창한 것으로 봐 월드컵이 나라 경제에 반드시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D-100일을 맞는 월드컵조직위의 24시는 ‘희망의 한국’에대한 기대와 열정으로 가득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2002-0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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