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연두교서에 담긴 뜻

부시 연두교서에 담긴 뜻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2-01-31 00:00
수정 2002-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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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9일 연두교서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스러운 국가로 북한과 이란·이라크 등을 차례로 지목,향후 이들에 대한 미국의 외교·군사적 대응이 주목된다.

4개월간에 걸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승리로 마감되고 확전 여부가 계속 논란이 돼 온 상황에서 집권 2년째를 맞는부시 행정부가 이날 의회 연설을 계기로 2단계 테러전의 목표를 대내외에 천명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대북정책에대한 한미간 조율이 이뤄지는 시점에 이같은 대북 강경 발언이 나와 북·미관계가 더욱 경색될 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전에서의 승리를 국정지표의 최우선으로 삼아 2가지 목표를 제시했다.▲전 세계에 걸쳐 있는 테러세력의 훈련캠프와 테러계획을 분쇄하고 테러리스트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며 ▲생화학무기와 핵무기를 추구하는 테러단체와나라들로부터 미국과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첫번째 목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연장선으로 크게 새로울 게 없다.오사마 빈 라덴이 이끈 알 카에다 조직처럼 하마스,헤즈볼라,이슬람 지하드 등 테러단체들을 ‘시한폭탄’으로 규정,이들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계속할 것을 분명히 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 등을 테러전의 공격 대상에 포함시켜 군사작전의 명분을 얻으려 한 점.지난해 부시 행정부는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앞서 테러세력을 ‘악의 무리’로 규정했다.부시 대통령이 이날 북한 등을 세계평화를 위협하기위해 무장하는 ‘악의 주축’으로 표현하자 AFP통신 등 일각에선 확전을 염두에 뒀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이례적으로 먼저 지목하며 “북한은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지만 주민들은 기아에 굶주리고 있다.”고 비난했다.지난해 11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개발을 경고할 때와는 뉘앙스가 전혀 다르다. 당시에는 이라크에 초점을 맞추다 북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북한도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 등을 거론하기 앞서 “9·11 테러공격 이후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고 말했다.이는 대테러 연대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는 ‘적’으로규정한다는 ‘부시 독트린’을 북한 등에 처음 적용시킨 것으로 보여진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억제하려는 미국의 기존 정책이 연두교서에서 강경하게 표현된 것”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 것으로 방한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이 표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앞서 연두교서와 관련,미국측의 설명을 들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전쟁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부시 대통령의 일침은 어떠한 형태로든 이들 나라에 대해 미국을 주축으로 한 국제적 압력이 가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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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p@
2002-01-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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