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음란물 사이트

[씨줄날줄] 음란물 사이트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2002-01-29 00:00
수정 2002-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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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 스팸메일,그 가운데서도 음란물 사이트가 시도 때도 없이 이메일에 올라오는것은 그야말로 골칫거리다. ‘오빠’ 운운으로 시작하는 낯뜨거운 제목이야 으레 음란물 광고려니 해서 지우면 그만인데,때로는 ‘월드컵 16강 진출 청신호가 밝았다’‘일본문화의 이해’ 같은 제목에 혹해 들어갔다가 음란물 광고임을 확인할 때는 더욱 불쾌할 수밖에 없다.더욱이 ‘수신 거부’를 눌러도 이리저리 화면만 변하지 결국 처리되지 않을때는 분통이 터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같은 음란물 사이트 광고를 청소년이 쉽게 접할수 있다는 데서 더욱 커진다.지금의 중장년층도 어렸을 때조악한 포르노 사진,적나라한 여체 묘사로 가득한 미국의성인잡지 등을 가슴 두근거리며 몰래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충격이야 짐작하던 바를 눈으로 확인하는 정도일 뿐 성(性)에 관한 인식 자체가 왜곡될 수준은 아니었다.그에 견줘 직접적인 성행위,범죄 자체인 성 약탈,남의사생활을 엿보게 만드는 몰래 카메라 등으로 뒤범벅된 지금의인터넷 음란 사이트가 끼칠 영향을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청소년의 성매매와 성폭력이 급증하는 현실을 보면 일부 청소년은 성범죄에서 상당히 능동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정적인 원인이 인터넷 음란 사이트라고 해도 과언은아닐 것이다.

검찰과 정보통신부가 드디어 국내외 음란 사이트에 대해칼을 뽑았다.국내 인터넷 성인방송 19곳의 업주 전원을 구속했으며 악명 높은 15가지 해외 음란 사이트의 접속망을 28일 차단했다.이같은 대대적인 단속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아쉬운 것은 왜 이제서야 나섰는가 하는 점이다.

검찰은 전통적으로 음란물에 대해 상당히 강력하게 대응해왔다. 마광수 교수의 ‘즐거운 사라’, 장정일씨의 ‘내게거짓말을 해 봐’ 등 문학작품과 이현세씨의 만화 ‘천국의신화’를 음란물로 기소해 일부 유죄판결을 받게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알몸 사진을 올린 중학교 미술교사도 기소한 바 있다.그런 검찰이 인터넷 음란 사이트가 이토록 기승을 부리게끔 방치한 것은 국민 일상생활에 관심이 부족했기때문은 아닌가. 검찰이나섰으니 이번에야말로 인터넷 음란사이트를 뿌리뽑으리라는 국민의 기대를 검찰은 잊지 않기바란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
2002-01-2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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