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감사연하장 한통에 업무 고충 ‘훌훌’

수감자 감사연하장 한통에 업무 고충 ‘훌훌’

입력 2002-01-18 00:00
수정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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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도소 수감자가 보낸 한 통의 연하장이 민원처리로고달픈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직원들에게 훈훈한 겨울을 만들어 주고 있다.

고충처리위로 편지를 보낸 이는 부산교도소에서 수감중인이모(40)씨.이씨는 1년전 자신의 딱한 사연을 편지에 담아고충처리위에 보냈다. 이씨의 단 한가지 소원은 남은 가족이 적은 생계비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지난 2000년 무기형을 선고받은 이씨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 부인 김모(28)씨와 쌍둥이 두 딸(8)이 의지하던 집은재개발로 철거되고 보증금은 이씨가 무죄 투쟁을 하며 변호사 비용으로 써버려 이씨 가족은 졸지에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아는 이의 도움으로 다행히 비 피할 곳을 얻긴 했지만 딸이 소아성 천식을 앓아 김씨가 시장에서 남 일을 도와 버는 적은 수입마저 병원비로 들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이씨는 “버스비가 없어 면회를 갈 수가 없다.”는 부인의 말에 용기를 내 지난해 초 부끄러운 사연을 적어 고충처리위로 보냈고,김준기 심사관과 양석기 조사관은 철저한조사를 통해 기초생활보장대상자에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

이씨는 “면회 온 처의 웃는 얼굴을 보니 가슴에 걸린 체증 한 덩어리가 쑥 내려간 듯했다.”면서 “은혜는 꼭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는 편지를 보낸 데 이어 최근감사의 연하장을 보내왔다.

이같은 생각지도 못했던 연하장 한 통에 양 조사관은 “민원인의 지위가 어떻든 상관없이 국민들의 고충민원에 귀를 기울여 최선을 다해 해결할 것”이라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최여경기자
2002-01-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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