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동계올림픽 개최와 ‘훼손된 약속’

[오늘의 눈] 동계올림픽 개최와 ‘훼손된 약속’

임송학 기자 기자
입력 2002-01-18 00:00
수정 2002-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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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사님, 저에게 자식이라고 했습니까?” “나는 그렇게표현 안했어요.” “얼굴을 붉혀가면서 그렇게 심하게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지사님,이 지경에 얼굴 붉히는 게 잘못됐습니까?” 지난 14일 오후 2시 전북도청 상황실. 2010년 동계올림픽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의는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와 김세웅(金世雄) 무주군수가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벌여 난장판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부은 전북이 1년간 노력한 강원도에 주도권을빼앗기자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는 단면을 그대로 노출한 현장이었다.

특히 전북도는 이날 회의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주 개최지를 강원도로 선정한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결정을 일단 수용하기로 한 반면 무주군은 다음날 스키점프 등 무주에 배정된 경기를 모두 반납하기로 결정,전북도에 정면으로반발하고 나섰다.

전북도가 기초자치단체와 호흡도 맞추지 못하면서 동계올림픽이라는 초대형 국제대회를 유치하려 했던 발상 자체가애초부터 힘에 부치는 일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자 상처받은 자존심을 달랠길 없는 도민들은더욱 실망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앞날만 생각한 나머지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단체장과 주변 인물들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우리가 낸 세금을 받으며,일꾼을 자처하는 공직자들이 자리값을 못하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단체장의 무능력과 실수,실언,잘못된 시책은 도민들의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지사직을걸겠다.”고 약속한 유 지사가 이번 결과에 대해 “절반의성공”이라고 치부하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도의회에서는 동계올림픽 전북유치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규정,결과에 대해 유 지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며 대권도전에 나선 유 지사가 도의회의 사퇴압력에 어떤결단을 내릴지 도민 모두가 지켜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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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송학 전국팀 기자 shlim@
2002-01-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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