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최원종씨 당선소감

대한매일 신춘문예 희곡부문/ 최원종씨 당선소감

최원종 기자 기자
입력 2002-01-04 00:00
수정 2002-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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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나는 어제 술을 마셨다.그리고 각자 두 번씩 게웠다.게우면서 우린 서로에게 희망의 냄새를 맡았다…. 당선소식을 듣고 아내는 누구보다 기뻐했다.기뻐서,울면서 소리쳤다.

다음 날 아내는 우울해했다.그건 아마도 아내의 꿈 때문일거라고,나는 짐작한다.

아내는 올해 거의 글을 쓰지 못했다.올 한 해는 아내와 내게 커다란 일들이 많았다.동거를 하다가 집을 구했고,결혼을 했다.프랑스로 배낭여행을 갔고 여행에서 돌아온 날,키우던 고양이를 잃어버렸다.아내는 겁이 없는 성격이라서 보통의경우로는 잘 울지 않는다.내가 알고 있는 한,아내가 소리내어 울 때는 두 가지 경우다.강아지가 죽었을 때와 고양이를잃어버렸을 때.아내는 며칠동안 앓아 누웠다.나는 그런 아내를 두고 도서관에 갔다….

오늘 아내는 훌훌 털고 일어날 것 같다.교수님은 우리에게‘막상막하’라고 말씀하셨다.우린 행복했다.너무 미안하고고마운 분들이 떠오른다.언제나 든든한 후원자이신 아버지어머니,민종이형 상종이형 형수님 외삼촌.당선소식을 듣고돼지갈비와 이불 한 채와양말을 사주신,사위에게 늘 따듯한 장모님과 승재형 해미.처음으로 날 인정해 주신 윤대성 교수님,따뜻한 충고를 잊지 않으시는 이상범 교수님,서부총잡이 같은 김혜순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같이 공부한 문창과 극작과 친구들 누나들 형들,또 친구들에게도 그리고 고등학교 김정규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고개 숙여 전하고 싶습니다.우리 부부가 두 번씩이나 화장실을 번갈아 가며 게우고 나올 때,익살스럽게 미소를 짓던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최원종.



◆약력1975년 서울 출생.2001년 서울예술대학 졸업.@
2002-01-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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