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참의미 발견 ‘책과의 결혼’

인생참의미 발견 ‘책과의 결혼’

입력 2001-12-14 00:00
수정 2001-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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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리브리스-서재 결혼시키기(패디먼 지음/지오 펴냄).

친구에게 맛깔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듯 부담없이 독서의즐거움을 전하는 책이 어디 없을까. ‘엑스 리브리스(Ex Libris)-서재 결혼시키기’(지호 펴냄)는 그런 읽을거리가아쉽던 독자들에게 꼭 맞춤인 책이다.지은이 앤 패디먼은미국의 유명 매체에 꾸준히 글을 실어오면서 이름을 얻은여성 칼럼니스트.통신판매용 전단까지 탐독할 정도의 독서기벽이 있는 저자는 깜짝 놀랄만큼 독특한 화술로 ‘독서예찬론’을 편다.

‘엑스 리브리스’의 사전적 의미는 ‘책 소유자의 이름이나 문장(紋章)을 넣어 책표지 안쪽에 붙이는 장서표’.

도입글 ‘책의 결혼’에서부터 지은이의 살뜰한 책사랑이감지된다.“결혼한 지 5년째지만 몇달전 ‘나의 책’과 ‘그의 책’을 섞어 ‘장서 합병’을 하고서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결혼을 했다”고 말할 정도다.

수필 형식으로 전개되는 책의 갈피갈피에서 독서의 참 의미를 문득 발견하게 되는 즐거움이 색다르다.소설을 읽듯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건,사소한 경험이나먼 기억들까지멋진 글감으로 이끌어낸 지은이의 재주 덕분이다.

이를테면 ‘너덜너덜한 겉모습’이란 소제목의 글은 열한살 때 여행길의 작은 추억을 재료삼아 책을 아끼는 다양한 모습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케 한다.책을 거꾸로 엎어놓았다는 이유로 ‘책벌레’ 오빠를 나무랐던 호텔 청소부는과연 정당했을까.책의 내용을 넘어 물성(物性)까지 숭배하는 것이 옳은 독서자세인지,천진할만큼 참신한 질문을 던진다.

다독(多讀)의 해박함이 곳곳에서 느껴지면서도 현학적이지 않아서 좋은 경쾌한 글들이 계속된다.집안의 책꽂이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가치를 고민하기도 한다.18편의 에세이 속에서 애서가들의 독서기벽을 들춰보는 재미도 그만이다.

황수정기자 sjh@.
2001-12-1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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