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탈정당, 여성 할당제

[씨줄날줄] 탈정당, 여성 할당제

김재성 기자 기자
입력 2001-12-13 00:00
수정 2001-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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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선거에 출마하면 불리한 것이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유난히 학연,혈연이 작용하는 한국사회에서 남성들은 심지어 학군단 기수까지 들먹이며 인맥을 동원하는 데 반해 여성은 그렇지 못하다.이런 조건은 선거자금을 모으는 데도그대로 적용돼 여성후보가 친지들의 후원을 받기란 매우 힘들다.

여성후보의 이런 불리한 조건은 일단 당선이 되면 오히려유리한 조건이 된다.남성이 자기를 도와준 학연,지연 등에얽매이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남성이국방,외교 등에 전념하는 데 비해 여성은 교육,환경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특성상 유리한 부분도 있다.기초·광역의회라면 더욱 그렇다.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이 높아지면 정치문화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게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 취지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99년 인간개발 보고서에 의하면 여성의 교육수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우리나라 여성개발지수(GDI)는 174개국 중 30위다.그런데 여성의 전문직 종사,의원 수,소득수준을 기준으로 산정한 여성권한지수(GEM)는78위로 쳐진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요구하는 여성계가 즐겨인용하는 자료지만, 다시 생각하면 사장된 여성인력이 많은것은 우리나라의 잠재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점에서 반가운 자료이기도 하다.

여야 정치개혁 특위가 내년 지방선거의 광역의회 비례대표중 여성에게 50%를 의무적으로 할당한다는 데 합의한 것도이런저런 것들이 참작됐을 것이다. 하지만 반발도 만만치않다.“여성이 인구의 절반이라는 이유로 50%를 할당하는것은 자유경쟁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근본주의자들의낡은 주장으로 치더라도 “신념이나 행태가 ‘남성화’돼버린 여성의 의회 진출이 정치문화 개선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주장은 섣불리 ‘이렇다’‘저렇다’ 말하기 어려운 대목이다.여기서 ‘남성화’란 고함소리,적극성 등을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부장적 남성문화의 산물인 패권주의등을 말한다.

더구나 사안마다 편싸움에 휩쓸려야 하는 우리나라 정당정치 구조하에서는 여성의 의회진출만으로 정치문화가 바뀔것이라는 기대는 무리인 것도 사실이다.여성계 일부에서정당 구조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무소속 여성할당제 등을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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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성 논설위원 jskim@
2001-12-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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