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Life & Culture] ‘장군진급’ 양승숙 육군 간호병과장

[공무원 Life & Culture] ‘장군진급’ 양승숙 육군 간호병과장

강동형 기자 기자
입력 2001-11-09 00:00
수정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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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군들에게 영광을 돌립니다.” 군 창설 53년,여군 창설 51년 만에 첫 여성 장군의 영예를 안은 양승숙(梁承淑·51·대령)육군 간호병과장의 장군 진급 소감은 의외로 담담했다.막판까지 양 과장을 포함해 2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돼 마음고생이 적지않았을것 같은데 별다른 표정변화가 없다.

여성 장군 탄생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간호병과에서 장군이 배출된 나라는 미국·영국·캐나다·필리핀 등 몇 나라에 불과하다.50여년 ‘금녀’의 성을 허문 그녀에게 세상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양 대령의 장군 진급은 우선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이지만 여성계와 여성 공직자의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끊임없이 국방부를 향해 여성 장군 배출 압력을 가한 여성계가 없었다면 여성 장군 탄생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았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녀는 호탕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여성의 벽을 뛰어넘는장군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군인의 길과 화목한 가정생활을 병행한 것도 장군 심사에서 높은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여성계에서도 “될 사람이 됐다”고 크게 환영했다.

양 대령은 다만 여성계와 다소 거리가 있었던 전투병과출신 경쟁자들로부터 축하와 함께 시샘도 받게 됐다.그녀도 이를 의식한 듯 “어느 병과에서 장군이 배출됐느냐는것은 무의미하며 오로지 여성장군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며 전투병과의 소외감을 어루만졌다.이어 “한국군 최초의 여성장군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와군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양 대령의 최대 업적으로는 지난 5월31일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폐교위기에놓였던 국군간호사관학교를 다시 부활시킨 점을 꼽을 수있다.

당시 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이던 양 대령은 여야 정치권및 여성계와 한 몸이 돼 국방부로부터 국군간호사관학교존치 허가를 받아 냈다.

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당시 인수위에 부여된 군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된 국군간호사관학교를 3년5개월 만에 부활의 길로 이끈 데 대해 양 대령은 “군생활 중 가장보람있는 일”이라고 회고했다.그녀는 당시 민주당 김화중·이미경 의원,한나라당 이연숙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받는 등 여야 구별없는 지지를 이끌어냈다.이를 계기로정치권 여성 인사들과 인연을 맺었다.여성 장군 1호를 기록한 데는 이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됐을 것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또 교장 재직시 연세대 간호학과와 상호교류 협약을 체결하는 등 학교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는 73년 간부 29기로 임관한 뒤 간호병과 출신으로서는 최고의 정통코스를 걸어왔다.

중령때는 걸프전에 참여,공을 세웠으며 94년 대령에 진급한 뒤 국방부 간호관리담당,국군 수도병원 간호부장,국군의무사령부 의료관리담당관,국군간호사관학교 교장 등을두루 거쳤다.충남 논산 태생으로 대전 호수돈여고와 전남대 간호학교를 나왔으며 한양대에서 간호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충남교육청 장학사로 재직하고 있는 남편 이병웅(李炳雄)씨와 사이에 2녀를 두는 등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광주 31사단에서 사병으로 근무할 당시 양 대령을 만났다는 이씨는 “뿌듯하고 영광스럽다”면서 “판단력과 사고력 등 어느 면에서나 별을 달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양 대령은 내년 1월1일자로 장군으로 진급할 예정이며 현재 재직하고 있는 간호병과 최상급자 자리인 간호병과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형기자·대전 이천열기자 yunbin@
2001-11-0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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