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민들 겨울나기 ‘깊은 시름’.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특파원] 아프가니스탄 동북부 다슈테칼라 시내 근처의 한 난민촌에는 약 1,200여명이 비바람도 피하기 힘들 정도의 거적대기를 겨우 걸친 천막에 의지해 살고 있다.서쪽으로 걸어서 사흘 거리에있는 ‘코르블러흐’라는 마을에서 온 이들은 탈레반들을피해 2년 전부터 이곳에 모여들었다.
천막은 천과 밀짚, 비닐, 나뭇가지 등으로 되는 대로 엮은것들이다.바닥에 아무 것도 깔려 있지 않은 천막도 많다.밀짚을 엮어 만든 자리라도 깔려 있으면 다행이다.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해 예순살은 돼보이는 코르본 모히마르(35)는 “탈레반들이 마을에 불을지르고 사람들을 잡아가서 이곳으로 피해왔다”면서 “큰아들은 탈레반들이 잡아가서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울상을 지었다.
2명의 아내와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사는 코로보날리 비비글(60)은 “부끄럽지만 어린 자식들을 호자바우딘과 다슈테칼라 시내로 보내 구걸을 시켜 목숨을 연명하고있다”면서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앞서지만 대책이없다”고 털어놨다.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은 프랑스 시민단체 악테드(ACTED)가 주관하는 도로공사장과 퀼트 공예장에 가 일을 하고 식량을 타온다.아이들도 10살이 조금 넘으면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장정 반몫이라도 할 수 있는 사내아이들은 재산목록 1호인 당나귀를 몰고 1시간쯤 떨어진 곳까지가서 물을 길어 오거나 산에 가서 땔감을 구해온다.계집아이들은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낸다.
너무 어려 구걸을 하거나 집안일을 도울 수 없는 어린이들은 맨발로 흙먼지만 자욱한 난민촌을 뛰어다닌다.얼굴을 비롯해서 온 몸이 흙투성이다.막 걸음마를 배우는 젖먹이들은아예 아랫도리를 벗고 다닌다.사내아이들은 제기차기, 연날리기,굴렁쇠 놀이를 하면서 논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누런 황무지,그 위에 덕지덕지널린 천막들, 그리고 아이들의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과 함박웃음이 기묘하게 어울려 보는 사람을 슬프게 한다.호자바우딘에서 1시간쯤 떨어진 나워보드 난민촌에는 6,000여명의난민들이 살고 있다.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다른 점이있다면 닥쳐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흙집을 짓고 있다는 것정도다.
땅을 조금 파고 사방에 지천으로 널린 흙에 물을 섞어 척척 쌓았다.흙으로 만든 동굴에 가깝다.허리를 펴기조차 힘들 정도로 천장이 낮다.아낙네들은 이 흙집 앞에서 아랫도리를 벗은 젖먹이에게 젖을 먹인다.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든삶에 지친듯 초점 없이 멍한 눈빛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데도 어느 곳에서도 밥을 짓거나 빵을 굽는 연기가 솟아오르지 않는다.
anselmus@
[호자바우딘(아프간 북부) 전영우 이영표특파원] 아프가니스탄 동북부 다슈테칼라 시내 근처의 한 난민촌에는 약 1,200여명이 비바람도 피하기 힘들 정도의 거적대기를 겨우 걸친 천막에 의지해 살고 있다.서쪽으로 걸어서 사흘 거리에있는 ‘코르블러흐’라는 마을에서 온 이들은 탈레반들을피해 2년 전부터 이곳에 모여들었다.
천막은 천과 밀짚, 비닐, 나뭇가지 등으로 되는 대로 엮은것들이다.바닥에 아무 것도 깔려 있지 않은 천막도 많다.밀짚을 엮어 만든 자리라도 깔려 있으면 다행이다.하얀 수염을 길게 기른데다 얼굴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해 예순살은 돼보이는 코르본 모히마르(35)는 “탈레반들이 마을에 불을지르고 사람들을 잡아가서 이곳으로 피해왔다”면서 “큰아들은 탈레반들이 잡아가서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울상을 지었다.
2명의 아내와 12명의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서 사는 코로보날리 비비글(60)은 “부끄럽지만 어린 자식들을 호자바우딘과 다슈테칼라 시내로 보내 구걸을 시켜 목숨을 연명하고있다”면서 “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 앞서지만 대책이없다”고 털어놨다.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은 프랑스 시민단체 악테드(ACTED)가 주관하는 도로공사장과 퀼트 공예장에 가 일을 하고 식량을 타온다.아이들도 10살이 조금 넘으면 생존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장정 반몫이라도 할 수 있는 사내아이들은 재산목록 1호인 당나귀를 몰고 1시간쯤 떨어진 곳까지가서 물을 길어 오거나 산에 가서 땔감을 구해온다.계집아이들은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낸다.
너무 어려 구걸을 하거나 집안일을 도울 수 없는 어린이들은 맨발로 흙먼지만 자욱한 난민촌을 뛰어다닌다.얼굴을 비롯해서 온 몸이 흙투성이다.막 걸음마를 배우는 젖먹이들은아예 아랫도리를 벗고 다닌다.사내아이들은 제기차기, 연날리기,굴렁쇠 놀이를 하면서 논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누런 황무지,그 위에 덕지덕지널린 천막들, 그리고 아이들의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과 함박웃음이 기묘하게 어울려 보는 사람을 슬프게 한다.호자바우딘에서 1시간쯤 떨어진 나워보드 난민촌에는 6,000여명의난민들이 살고 있다.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다른 점이있다면 닥쳐오는 겨울을 나기 위해 흙집을 짓고 있다는 것정도다.
땅을 조금 파고 사방에 지천으로 널린 흙에 물을 섞어 척척 쌓았다.흙으로 만든 동굴에 가깝다.허리를 펴기조차 힘들 정도로 천장이 낮다.아낙네들은 이 흙집 앞에서 아랫도리를 벗은 젖먹이에게 젖을 먹인다.입에 풀칠하기조차 힘든삶에 지친듯 초점 없이 멍한 눈빛이다. 해가 뉘엿뉘엿 지는데도 어느 곳에서도 밥을 짓거나 빵을 굽는 연기가 솟아오르지 않는다.
anselmus@
2001-11-08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