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프리즘] 증시정책 불협화음의 저변

[경제 프리즘] 증시정책 불협화음의 저변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2001-10-16 00:00
수정 2001-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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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장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을 놓고 당국간에 첨예한신경전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재정경제부가 이번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해 온 증권거래법 개정안이 갈등의 출발점이다.

재경부는 지난 11일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눈에 띄는 조항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금융감독위원회에 내부자거래·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현장조사권과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권등을 주겠다는 것.국세청 수준의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됐지만 정작 재경부의 증권거래법 개정안 내용을 접한 금감위와 금감원은 발끈하고 나섰다.금감위가 최종 승인하게 돼 있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각종 규정 승인권을 재경부가 갖겠다고 나선 탓이다.시장안정은 재경부장관의 책임일 뿐아니라 신속하게 집행해야 할 시장조치가 금감위 승인절차로 인해 지체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재경부가 맡을 수 밖에 없다는게 재경부의 논리다.

금감위와 금감원은 크게 바라지도 않던 조사권을 주면서 대신 직접적인 시장통제 권한인 규정 승인권을 빼앗기는 것이라고 반박한다.한 관계자는 “사전에 상의도 하지 않았다”면서 “성동격서(聲東擊西)에 당했다”고 했다.재경부가 시장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이라는 게 금감위와 금감원의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재경부가 개정안을 통해 증권거래소와 증권업협회에 기존의 이상매매 심리권 외에 증권사 임직원을 직접불러 불공정거래를 조사할 수 있는 ‘준(準)조사권’까지 부여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감위 등의 분위기는 ‘분노’ 수준으로 치달았다.금감원은 옛 증권감독원 시절에도증권거래소의 이상매매 심리권을 놓고 재경부와 갈등을 빚었었다.

불공정 거래조사 강화는 증시의 투명성을 위해 가야할 길이다.그러나 재경부의 정책결정과정과 금감위 등의 반발을 보면 졸속행정과 밥그릇싸움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정책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노력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그렇지 않아도 정부의 증시정책에 불신의 눈길을보내고 있는 투자자들로서는 금융당국의 싸움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김태균기자 windsea@
2001-10-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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