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피아트의 교훈

[오늘의 눈] 피아트의 교훈

주병철 기자 기자
입력 2001-09-17 00:00
수정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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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의 앞날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지대한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외국업체들은 대우차 매각에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제너럴모터스(GM)로대우차가 매각되고 난 이후 달라질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로마에서 현대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줄리오 피에트로 사장과 대우자동차판매㈜ 전무 겸 이탈리아 법인지사장인 최안수(崔安壽)씨를 만났다.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대우차 처리를 너무 안이하게접근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피에트로 사장의 얘기는 이랬다.이탈리아의 자동차 메이커인 피아트는 8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여러 차례에 걸친M&A(인수합병)를 통해 자국내 시장 점유율이 66%에 이르는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그러나 지금은 25% 정도를 겨우유지하는 수준이다.이는 경쟁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며,그결과 피아트 지분의 절반을 GM에 넘겨경영권마저 빼앗긴초라한 처지가 됐다는 게 요지다.이런 점을 감안해 대우차를 무턱대고 국내 업체에 떠맡겨서도,아무 곳이나 팔아 넘기기에 급급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피에트로 사장은 충고했다.

경쟁업체의 임원이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탄탄한 내수시장을 디딤돌로 미국시장에 중·대형승용차와 RV(레저용차량)를 투입해 일단 진입에 성공했고,거대한 잠재시장인 중국을 곁에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다.그 길만이 수출중심의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가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이라는것이다.

현 상황으로 볼 때 대우차의 운명은 멀지않아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부와 국민은 골치덩어리를 빨리 처리해야 한다며허둥댈 게 아니라 조만간 내려야 할 최종 결정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해 봐야 할 때다.

주병철 디지털팀기자bcjoo@
2001-09-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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