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후쿠야마 교수 美紙 기고

美 테러전쟁/ 후쿠야마 교수 美紙 기고

후쿠야마 기자 기자
입력 2001-09-17 00:00
수정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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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의 저자인 프랜시스후쿠야마 미 존스 홉킨스대 교수는 “이번 테러공격으로미국의 독주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그는 16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미국은 홀로 세계질서를 만들어나갈수 있다고 생각해온 ‘자아도취’에서 깨어나 국제사회의한 일원으로 상호 협력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美 독주시대 끝났다””.

우리는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한순간 파편으로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목도했다.곧이어 워싱턴 펜타곤 건물도공격당했다.나는 이번 사건이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 진주만 공습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 세대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본다. 하지만 11일 공격 이후 미국은 제 2차세계대전 당시 그랬던 것처럼 외국인 혐오증과 인종차별이심한,‘고립적인’ 국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오히려 내적으로는 국민들이 보다 단결하고 대외적으로는 국제문제에 보다 강력하게 개입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개인들에게 있어 역경은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참사의충격을 공유함으로써 국가적 특성을 창출할 수 있다.남북전쟁은 최초의 연방정부 수립을 가능케했고 제2차 세계대전은 미국을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역설적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는 개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신변잡기에 사로잡히게 해 그들이 보다 큰 공동사회의일원이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클린턴 행정부 시절 오랜 경제호황과 국제사회 주도는 미국인들을 자아도취에 빠뜨렸다.미국인들은 공공의 일과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흥미를 잃었다.

‘희생’을 공유함으로써 미국인들은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세계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세계무역센터 공격은 미국과 외부세계와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더이상 미국의 독주는 없다는 것이다.

보다 큰 변화는 바로 심리적인 것이다.진주만 공습 이후에 미국땅에서,그것도 감히 수도 워싱턴에서 외부의 적이대규모로 미국인을 죽인 일은 없었다.이는 미국은 언제나안전한 천국이며 일방적으로 세계질서를 규명할 수 있다는자아도취에 빠지게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균형의상태’는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적들도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사실상 ‘균형’을 갖게 된 셈이다.미국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독단적인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대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이것은 미국이 다른 세계와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일종의 현실감각을 갖게 할 것이다.

이번 테러공격에 대해 어떤 방식의 대응이 이뤄질지는 미국과 유럽이 이번 테러공격의 본질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달려있다.

첫번째 이슈는 테러범들에 의해 자행된 위협의 본질과 관계가 있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단언했듯이 이번 공격이 범죄가 아닌 ‘전쟁행위’라면 반응은 군사적인 것이다.

유럽이 미국인들의 이번 테러 공격에 대해 느끼는 분노나가해진 위협의 정도를 축소 해석한다면 미국과 유럽간에는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은 적을 군사적으로 패배시키는 것을의미한다.잠재적인 적이나 이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도선제공격이 이뤄질 수도 있다.이는 1회성의 크루즈 미사일 공격으로 수행될 수 없으며 지속적인 군사적 작전이 수행돼야 함을 의미한다.미국은 이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없다.적이 빈 라덴이라면 적어도 러시아와 파키스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또 온건한 아랍국가들과의 정보협력과 유럽 동맹국들의 군사지원을 요구한다.이런 공식은 바로 독단주의가 아닌 상호협력에 의해 가능한 것이다.

미국은 이번 공격을 통해 보다 단결되고 자아도취적이지않으며 친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독단적으로 세계의 질서를 규정하려 하지 않는 유연성을 가진‘평범한 국가’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리 이동미기자 eyes@
2001-09-1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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