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의 뿌리] (1)문명충돌 오나

[美 테러의 뿌리] (1)문명충돌 오나

유세진 기자 기자
입력 2001-09-17 00:00
수정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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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한 전대미문의 테러는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미국에 대한 증오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케한다.

이들은 두 문명의 뿌리깊은 적대감과 함께 미국 주도의일극체제로 재편되는 냉전 후 세계에 대한 강력한 도전을드러내 보였다.이번 사건의 파장을 긴급시리즈로 점검한다.

***기독교-이슬람 문명 '피의 성전'서막인가.

지난 11일 미 심장부를 겨눈 테러가 자행된 뒤 이에 대한미국의 보복 공격이 임박해지고 있다.일각에서는 이번 사건 여파가 3차 세계대전을 부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이슬람 세력과 비이슬람 세력(서방세계)간의 대립이 ‘피와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새뮤얼 헌팅턴이 예고한 ‘문명 충돌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헌팅턴 교수가 설명한 문명 충돌론은 크게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충돌을 뜻한다.현재 이 문명 충돌은 크게 이란·이라크·시리아·리비아 등을 비롯한 소위 이슬람 불량국들과 미국·영국이 대표하는 기독교 문명권 사이에 일어나고 있다.여기에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 등 과격 원리주의자들이 반서방 기치를 내걸고 있다.

특히 시오니즘으로 대변되는 이스라엘의 반아랍주의가 기독교 문명에 편입돼 아랍권과의 마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고 있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충돌이 툭하면 아랍권 대 이스라엘 간의 전면전 우려를 낳는 것도 바로 이런 문명간 적대 구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기독교 국가에서 아랍인들이 폭력을 당하는 것도 뿌리에 이런 두 문명간 적대감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일반인들 사이에도 상대문명에 대한 이해 부족과 비하,적대감은 심각하다.서방 기독교 문명권에서는 아랍인들을 흔히 야만적이고 예의를 모르며 폭력적이라고 치부한다.반면 아랍인들은 기독교 문명권 사람들을 이기적이고 현세적이며 타락한 금전만능주의자들이라고 비난한다.

아랍권의 이런 반서방 정서는 같은 아랍국들이라도 친서방적인 국가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나타난다.아랍권에서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터키 등이 대표적인 친서방 국가들이다.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처럼지정학적 목적이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친서방과 반서방 아랍국국민들 사이에도 서로 불만요인이 큰 게 사실이다.

학자들 사이에는 이번 테러를 문명 충돌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군림하는 미국의 패권에따른 불만과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 국가가 다른 나라들보다 좀더 일찍 불만을 터뜨렸을 뿐 이슬람과 비이슬람이란 이질적 문명의 차이가 테러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냉전체제가 붕괴된 지 10여년.핵무기를 앞세운 ‘공포의 균형’을 바탕으로 한 구 질서는 미국 혼자 주도하는 새로운 일극체제로 탈바꿈해 왔다.이 과정에서 미국식 가치관에 밀려 자신들의 오랜 전통을 포기해야 하는 많은 군소국가들이 불만을 토로해 왔다.하지만힘으로 밀어붙이는 미국 앞에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못한 채 선택된 것이 바로 ‘테러’라는 것이다.

이슬람 국가중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대표적 친미 국가가존재하고 있다.이같은 사실은 미국이 아랍국들을 설득하고자하는 노력을 선행했더라면 이번 테러와 같은 강한 반발을 부르지 않았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있다.이러한 문명간의 이해 부족,미국의 시오니즘 비호 등의 구도가 해소되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테러는 언제고반복될 수 있다고 학자들은 우려한다.

유세진기자 yujin@
2001-09-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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