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축제의 조건

2001 길섶에서/ 축제의 조건

이상일 기자 기자
입력 2001-09-07 00:00
수정 2001-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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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메밀꽃 필 무렵이다.이효석 단편소설의 한 장면이그림처럼 떠오른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창동리라는 조그만 마을이 ‘효석 문화제’란 이름으로 메밀꽃 축제를곁들이는 것은 이채롭다.

메밀꽃 축제를 보러 일요일 새벽에 떠났다.봉평면 근처허브농원도 같이 돌아보고 메밀국수를 먹는다는 계획을 세웠다.먼저 깊은 산 속 골짜기에 있는 허브농원에 외지인들이 몰렸다.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 만한 길은 폭우로 군데군데 무너진데다 차들이 몰려 꽉 막혔다.축제를 보러온 관광객들이 늘 찾는 허브농원이라면 길도 넓히고 보수라도했어야 옳지 않을까.

축제 행사장으로 가는 2차선 도로 역시 꽉 막혀있었다.전국에서 자동차들이 몰려 행사장은 한마디로 접근 불능이다.걸어서 가보려 했지만 자동차 세워놓을 곳도 없었다.행사장 구경은 커녕 점심 막국수도 먹지 못하고 돌아서면서 축제의 조건을 생각해봤다.홍보만 잘 되면 무엇하나.손님을맞으려면 축제 운영기술과 길도 닦아야지….

이상일 논설위원

2001-09-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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