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를린장벽 40주년…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

올해 베를린장벽 40주년…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

입력 2001-08-15 00:00
수정 2001-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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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AP 연합]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재통일된 지 1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장벽으로 상징되는 옛 동독 정권의 잘못과 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독일 사회에서 계속되고 있다.

지난 13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베를린장벽 설치 40주년 기념식은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장벽 희생자’들의 항의시위가 소란한 가운데 진행됐다.이날 기념식에서는민사당이 식장에 설치한 화환을 걷어내려던 사람이 경찰에끌려나가는 일도 벌어졌다.

이같은 소동은 지난 61년 8월 13일 동독 정권에 의해 전격 설치됐다 89년 무너지기까지 28년 동안 장벽을 넘어 서베를린으로 탈주하려다 부상당하거나 체포당했던 희생자들의 고통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옛 동독 공산주의자들이 재통일 이후에 자신들의 과거와 제대로 화해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과거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설득에도 불구하고 일부 장벽 희생자들은자신들의고통이 잊혀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집권 사민당의 볼프강 티어제 하원의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베를린 장벽은 설치 첫날부터 인간을 멸시하는 정치에대한 은유로 받아들여졌다고 비난한 뒤 “그로부터 40년이지나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장벽 설치 당시 17살이었던 티어제는 옛 동독 출신 가운데 재통일 이후 독일 정부 내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민사당은 지난달 발표한 성명에서 탈주를 시도하던 사람들의 죽음과 관련,‘비인도적’이라고 논평한 뒤옛 동독 지도자들이 자행한 ‘부당행위’에 대한 유감을표명했을 뿐 사과는 거부했다.
2001-08-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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