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식’다단계판매 극성

‘문어발식’다단계판매 극성

입력 2001-08-07 00:00
수정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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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라면,쌀,고추장,간장,소금….’ 자석요,정수기,기능성 속옷,화장품 등 고가의 특화 제품을 취급하던 다단계 판매회사들이 생활필수품에까지 손을뻗치고 있다.

소비자문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누구에게나 필요한 생필품을 앞세워 신규 회원을 끌어들이려는 고도의 상술이라며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540여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국내 5대 다단계 판매회사 중 하나인 A사는 최근 강원도 철원산 ‘오대쌀’과‘π라면’을 신상품으로 내놓았다.고구마국수,녹차, 까나리액젓 등도 판다.라면은 다른 A사와 H사 등에서도 팔고있지만 쌀은 처음이다.

32만명으로 알려진 A사의 다단계 판매 회원들은 20㎏ 한포대에 5만4,500원을 주고 쌀을 산 뒤 3% 내외의 마진을얹어 제2의 판매원이자 소비자들에게 판다.라면의 회원가는 20봉지에 7,700원이다.

철원농협에 확인한 결과 ‘오대쌀’은 현지에서 한 포대에 5만3,000원에 팔리고 있다.라면도 유명 업체인 S사에서납품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김은 D사의 제품을 그대로팔고 있다.

생필품은 팔기 쉬운데다 하위 판매원들을 끌어들일수록상위 판매원의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이를미끼로 한 다단계판매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A사의 올해 매출 목표는 3,000억원 이상이다.

자석 관련 제품을 취급하던 S사도 최근 고추장,간장,미역,소금,김 등을 다단계로 팔고 있다.S사는 소비자 가격이 3만9,500원인 김 선물세트를 회원들에게 3만1,000원에 판다고 소개한다.

전문가들은 다단계업체들이 생필품 시장에 뛰어든 이유에대해 고가품 시장이 한계에 이르러 새로운 판매품을 개발하고 거부감이 적은 생필품을 내세워 회원들을 끌어들이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안티피라미드운동본부’ 관계자는 “기존 제품은 개인적인 연줄을 통해 팔만큼 팔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기존의 다단계 상품들이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제품이 많아의혹이 제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쉽게 비교할 수 있는생필품을 선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김성천(金聖天) 법제연구팀장은 “회원으로 가입하면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생필품의 양이 제한돼있기 때문에 결국 필요 이상의 제품을 구입할 수 밖에없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방문판매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이 있었던 국내다단계 판매회사는 모두 159개로 2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류길상기자 ukelvin@
2001-08-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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