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정가 개점휴업

워싱턴 정가 개점휴업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1-08-06 00:00
수정 2001-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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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백악관이 한달동안 ‘개점휴업’한다.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4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부인 로라 부시 여사와 함께 텍사스에 있는 자신의 크로포드 목장에서 노동절인 9월 3일까지 머문다.부시 행정부의 참모들과 백악관 보좌진도 2∼3주씩 휴가를 떠난다.

대통령과 측근들이 한달 가까이 백악관을 비워도 이를 문제삼는 사람은 없다.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휴가 이후의 정국을 조망할 뿐 대통령의 휴가 자체에 이의를 달지는 않는다.대통령이 휴가중이어도 보좌진들이 텍사스에 머물거나 드나들며 현안을 보고하고 논의하기 때문에 국정공백은 없다.

부시 행정부에 대해 줄곧 비판적 논조를 가하는 뉴욕타임스도 사설에서 “텍사스로 갈 때는 즐겁겠지만 돌아올 때는 과소평가해선 안될 난제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을 뿐이다.워싱턴 포스트와 USA투데이 등 주요 일간지들은 “9월 정국에 전운이 감돌 것”이라고 예고했다.

부시 대통령도 꺼리김없이 휴가일정을 밝혔다.그는 4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취임 6개월 동안의성적을 ‘올 A’로자평한 뒤 ‘고향으로의 즐거운 여행’을 떠나겠다고 말했다.휴가 도중 콜로라도와 뉴멕시코,위스콘신,펜실바니아 등을방문할 예정이지만 특별한 사항이 아닌 한 목장에서 지낼 것이라고 측근들은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휴가는 의회의 여름철 휴회 기간과도 일치한다.미 상하 양원은 8월 한달 동안 일손을 놓는다.모든 정치일정이 의회와 맞물려 돌아가는 워싱턴 정가에서 백악관과의회가 동시휴가를 보내는 것은 관례다.로널드 레이건 및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4주간,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주간여름휴가를 보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대통령이 2∼3일 휴가를 가려해도 모든 일정을 살펴야 한다.만약 대통령과 청와대 보좌진들이 일주일 이상 휴가를 떠나면 언론들은 당장 ‘행정공백’ 운운하며 법석을 떨 게 뻔하다.그러다보니 장관등 고위관료들도 일년에 한번뿐인 정기휴가를 다 보내지 않는다.일반기업의 간부들도 정당한 휴가를 눈치보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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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가까이 휴가를 떠나서는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휴가를 무작정포기해서도 안된다.‘일 따로,휴가 따로’를 구분하는 미국적 사고방식을 한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2001-08-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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