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 ‘20% 수출 감소’

[사설] 비상 ‘20% 수출 감소’

입력 2001-08-03 00:00
수정 2001-08-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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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0%나 감소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소식이다.월별 수출 통계를 작성하기시작한 1967년 이후 34년만에 최악의 감소율을 보였다니우리 경제사에 남을 좋지않은 기록임이 분명하다.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자칫 생산과 투자 위축,고용사정 악화,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부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입이 넉달째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는 것도 큰 문제다.

지난달 수입 증가율이 올들어 최저치인 18.7%를 기록한가운데 향후 경쟁력의 발판이 되는 설비투자용 자본재 수입은 24%나 줄었다.이처럼 수출과 수입의 동반 추락세가계속될 경우 수요·공급의 동시 위축으로 국가경제 규모가작아지는 이른바 ‘축소균형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을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걱정이 앞선다.

물론 최근의 수출 부진은 무엇보다 미국·일본·유럽 등세계 경제 침체라는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할 수 있다.그렇지만 정부와 기업이 그동안 수출상품의 고(高)부가가치화 노력에 힘을 쏟았다면 수출이 이처럼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현재 전세계4,300여개 교역대상 품목 중에서 1등을 차지하는 한국 상품은 76개에 불과하다.반면 중국은 460개 품목에서 1등을달리고 있다고 한다.이러니 고급상품 시장은 미국·일본·독일에 내주고 중저가상품 시장은 중국·동남아에 밀려 한국산이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아닌가.정부와 기업은 작금의 수출 위기를 수출상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한국산은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지 모른다.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한국은 지금까지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위주의 수출에 주력해 왔으나 올들어 미국 IT업계의급격한 침체로 우리 수출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정부는 더이상 입으로만 “수출 상품과 수출 시장의 다변화”를 부르짖지 말고 실천 가능한 구체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정부로서는 당장 수출·입 부진을 타개할수 있는 뾰족한단기 대책이 없어 곤혹스러울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손을놓아서는 안된다.경쟁력 있는 기업의 생존력을 어렵게 만드는 부실기업을 하루빨리 정리해서 우량기업의 의욕을 북돋워 줘야 한다.아울러 보호주의 무역 바람이 거세지는 현실을 감안해 자유무역협정 가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세계경기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한다.
2001-08-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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