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 행동대는 하층민”

“갑신정변 행동대는 하층민”

정운현 기자 기자
입력 2001-07-26 00:00
수정 2001-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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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개화파들이 주도한 ‘갑신정변’의 행동대 역할을한 사람들은 기존에 알려진 중인(中人)들이 아니라 하층민인 이른바 ‘상놈’이라는 주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박은숙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전문위원은 최근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사연구소(소장 최덕수 고려대 교수)가 창간한한국사 국제학술지에 실린 ‘갑신정변 참여층의 신분과 정변 참여동기’라는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논문에 따르면 정변 참가자 100여명 가운데 이름이 확인된사람은 79명이며 이중 양반은 17명으로 21%,중인은 3명으로4%,상한(常漢)은 37명으로 43%,계층을 알 수 없는 사람은 22명으로 28%이다.상한은 상민(常民)과 천민을 합칭한 용어로‘상놈’으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박씨는 “신원미상자 22명의 신분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정변에서 맡은 역할과 임무 등을 감안할 때 대부분 상한일 가능성이 크다”며,따라서 상한층의 정변 참가율은 60∼70%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갑신정변은 김옥균·서광범 등 상층 양반들이 기획,주도했으나 주축세력은 ‘상놈’이라는 주장이다.

정변에 참여한 상한들의 직업은 다양했다.우선 이규완,신응희,정난교 등 10여명은 사관생도였다.이들은 대개 한량(閑良)들이기도 했다.이규완의 경우 뚝섬 나무장사의 아들로 태어나 박영효 집에서 청지기를 하다가 일본유학 기회를 얻었는데 그는 ‘근본’이 ‘상놈’이었다.당시 한량은 중인 대우를 받고 있었으나 출신은 대개 상한이었다.또 친군 전영(親軍 前營)의 군인신분으로 정변에 참여한 신복모·이응호·장명환 등 13명 역시 상한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변 주역들의 하인 역시 상한들이었다.이들은 대개 겸종 (청지기)·노비·말몰이꾼 등으로 김봉균(박영효집 겸종), 이윤상(서광범집 겸종),고영석(김옥균집 상노) 등 11명이 이에 속한다. 정변에 참여한 상인들 역시 전통적 개념으로 볼 때 모두 상한이다.윤경순·백학진·이창규·남흥철 등 4명으로 이들은 채소장사,부상(負商),양물상(洋物商)들로 윤경순은 스스로를 일러 “나는 무지한 상놈”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옥균에게 궁궐내 사정을 알려준 환관 2명(신원미상)과 정변시 통명전에불을 붙이기로 했던 궁녀 고대수를비롯해 최은동·이규정·황용택·이은종 등 장사(壯士)들도모두 상한 계층으로 보인다.이들은 정변참여 동기는 거사가성공할 경우 ‘좋은 관직’에 임명돼 출세할 것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개혁,독립·자주사상에 크게 공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변 당시 중인들의 참여가 적었던 이유와 관련,박씨는 “당시 중인들은 단순한 기능직이나 관료층의 보조역할에 그쳐 국사를 논의하거나 학문을 탐구하는데서 소외돼 있었다”면서 “조선 근대화 과정에서 중인들이 중추적 역할을했다는 종래의 주장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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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기자 jwh59@
2001-07-2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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