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경영진 중형 선고 의미/ ‘황제경영’ 풍토 철퇴

대우경영진 중형 선고 의미/ ‘황제경영’ 풍토 철퇴

조태성 기자 기자
입력 2001-07-25 00:00
수정 2001-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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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분식회계 사건이 법조계 안팎의 관심을 끌어왔던 것은 분식 회계가 오랜 기간 동안 우리 사회의 관행이었다는점 때문이었다.검찰이 이 부분을 사기죄로 기소하더라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내릴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따라서 이번 유죄 판결은 관행화되어 온 분식회계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분식회계는 사기= 법률적으로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두가지 요건이 필요하다.자신이 변제할 능력이 없음에도 상대를 고의로 속여 돈을 빌려가야 한다.판례도 두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무죄를 선고해왔다. 이 때문에 검찰과변호인측도 재판 과정 내내 분식 회계를 대출 사기로 연결지을 수 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검찰은 “대우그룹관계자들은 대우그룹이 분식회계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고,변호인측은 “피고인들의회계에 밝지 못해 김우중 회장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반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들이 빚을 얻어 빚을 갚는 경영상황에서도 방만한 경영을 하며 은행 대출을받고 회사채를발행한 행위는 명백한 사기행위”라고 못박았다.

■부도덕한 기업윤리 단죄= 재판부가 판결문을 통해 거듭 강조한 부분은 전문경영인의 기업윤리 문제다.재판부는 ‘오너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전문경영인은 없다’는 한국적현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피고인들은 궁색하게도 전문경영인이란 이유로 모든 책임을 피하려 든다”면서 “오히려 전문경영인들이기 때문에 관행이란 이름으로 대주주 등이 저지르는 횡포에 맞서야 했다”고 지적했다.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대주주나 오너의 횡포에 대항하지 못한 것은 자리 보전에 급급해 국민과 국가 경제에 해를 끼치는 일도 할수밖에 없다는 그릇된 생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문학적인 추징금= ㈜대우 임원들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데 대해 부과한 26조여원의 추징금은 사상 최고액이다.지난 97년 전두환(全斗煥)·노태우(盧泰愚) 두 전직 대통령에게 선고된 2,200억여원과 2,600억여원의 추징금이 이전까지의 최고액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우의 추징금 기록은당분간 깨지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집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벌금형은 벌금을 납입치 않을 경우 형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할 수있지만 추징금은 불가능하다.추징금 집행은 유죄가 인정된㈜대우 임원들의 본인 명의 재산 범위내에서만 가능하다.추징금 집행 시효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이 기간에 은닉재산이 발견된다든지,발견할 가능성이 있다든지 하면 시효가 계속 연장된다.㈜대우 임원의 은닉 재산이 계속 발견된다고 해도 26조원의 추징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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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성기자 cho1904@
2001-07-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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