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마음이 부족하다’

2001 길섶에서/ ‘마음이 부족하다’

김경홍 기자 기자
입력 2001-06-26 00:00
수정 2001-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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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님께서 영화를 못 찍으셔서 마음이 매우 부족하십니다.” 한참 궁리해 봐도 무슨 뜻인지 헷갈렸다.30분 뒤쯤 의문은풀렸다. 통역하는 사람이 총재를 수상님으로,TV나 스틸사진카메라를 영화로, 심기를 마음으로,불편하다를 부족하다로통역한 것이었다.정확히 말하면 “총재께서 TV나 사진촬영을 하지 못해서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뜻이었다.

해외 어느 교포마을에서 몇년 전 있었던 일이다. 당시 한정당의 총재는 동포들이 상권을 쥐고 있는 시장을 방문,악수를 나누며 격려하던 참이었다.문득 허전해서 주위를 살펴보니 취재진이 안 보이는 게 아닌가.그가 “어떻게 된 일이냐”며 비서들에게 호통 친 것을 우리말 실력이 짧은 통역이 그렇게 표현한 것이었다.취재진은 교통사정으로 현장에늦게 도착했다.

당 총재는 ‘영화를 찍는’ 가운데 환한 얼굴로 시장을 한바퀴 더 돌았고,상인들은 영문도 모르고 한번 더 악수를 해야 했다.이번에는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이 부족했다’.

김경홍 논설위원

2001-06-2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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