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진료도 의료 과실”

“소극적 진료도 의료 과실”

입력 2001-06-07 00:00
수정 2001-06-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갑작스럽게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의 의심되는 증상에 대해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검진이나 치료를 하지 않은 채 인공호흡 등 심폐소생술만 계속하다 환자가 사망했다면 의료사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제1부(주심 朴在允 대법관)는 6일 “병원측이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환자가 숨진 만큼 피해를 보상하라”며 지난 93년 폐혈전색전증(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폐동맥이 혈전에 막혀 피의 흐름이 끊기는 증상)으로 숨진나모씨(당시 37세)의 남편 황모씨 등 가족 5명이 Y병원을운영하는 학교법인 K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상고심에서 “의료상 과실로 볼 수 없다”며 원고 청구를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숨진 나씨는 사망 하루 전 제왕절개로 출산한 비만 산모로 폐혈전색전증이 발병할 위험성이많았던 만큼 급성 호흡곤란이 발생했을 때 병원은 이를 의심하고 검진과 치료를 했어야 했다”면서 “병원측은 폐혈전색전증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혈 위험이높은 이 증상에 대한 치료를 시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다소 위험이 있다 해도 부작용을 최소로 줄이기 위한 조치를취하면서 환자를 적절히 치료해야 했던 만큼 나씨가 숨진것은 의료상 과실”이라고 밝혔다.

황씨 등은 93년 6월18일 Y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한 아내 나씨가 다음날 오후 갑작스런 복통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병원측이 심폐소생술 외에 다른 치료를 하지 않다가 숨지자 소송을 냈다.

이상록기자 myzodan@

2001-06-07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