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만보고 달려온 인생을 차분하게 되돌아본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편리한 항공편을 마다하고 고생스런 화물선을 타고 귀국한 뒤 여행기 ‘바다와의 대화’를 펴낸 연세대 법대 김상용(金相容·52)교수는 6일 “고립무원인 선상에서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교수 재직 20년만에 안식년을 맞아 독일 마르크스프랑크 연구소로 건너가 연구활동에 몰입했던 김교수는 함부르크항을 가득 메운 배를 보고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혔다.한진해운 유럽지부에 부탁했으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서울 본사에 편지를 보내 사정한 끝에 지난해 11월23일 23만t급(5,300TEU) 컨테이너선 승선 허가가 떨어졌다.
독일,영국,프랑스,지중해,수에즈운하,인도양,싱가포르,홍콩으로 이어지는 27일간의 길고 지루한 바닷길은 몹시도 고통스러웠지만 저녁 식사가 끝나면 빠뜨리지 않고 펜을 들어 하루의 느낌을 정리했다.
밤마다 이어진 20년 베테랑 선장과의 선상토론은 아프리카,중동,동남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김교수의 책에는 각 지역의 문물뿐 아니라 지식인·정치인이 걸어야 할 길,세계 각국의 분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담겨 있다.
1년만에 다시 교단에 선 김교수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지난해 교수 재직 20년만에 안식년을 맞아 독일 마르크스프랑크 연구소로 건너가 연구활동에 몰입했던 김교수는 함부르크항을 가득 메운 배를 보고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싶다는 욕구에 사로잡혔다.한진해운 유럽지부에 부탁했으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서울 본사에 편지를 보내 사정한 끝에 지난해 11월23일 23만t급(5,300TEU) 컨테이너선 승선 허가가 떨어졌다.
독일,영국,프랑스,지중해,수에즈운하,인도양,싱가포르,홍콩으로 이어지는 27일간의 길고 지루한 바닷길은 몹시도 고통스러웠지만 저녁 식사가 끝나면 빠뜨리지 않고 펜을 들어 하루의 느낌을 정리했다.
밤마다 이어진 20년 베테랑 선장과의 선상토론은 아프리카,중동,동남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김교수의 책에는 각 지역의 문물뿐 아니라 지식인·정치인이 걸어야 할 길,세계 각국의 분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담겨 있다.
1년만에 다시 교단에 선 김교수는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며 활짝 웃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2001-06-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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