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협 ‘민주열사묘역’ 두목소리

유가협 ‘민주열사묘역’ 두목소리

최치봉 기자 기자
입력 2001-05-21 00:00
수정 200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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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추진중인 ‘민주열사 묘역 조성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회장 朴正基) 회원들이 묘역후보지 선정을 놓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로 5·18광주민주화운동 21주년을 맞은 광주시와 시민단체들은 5·18묘지 인근에 ‘열사묘역’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반면 일부 유가협 회원들은 서울 인근을 선호하고있다.

[정부 입장] 행정자치부 ‘민주화운동 보상지원단’은 후보지 결정을 위해 수도권 6곳,광주 1곳 등 모두 7곳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성공회대학에 ‘후보지 기초조사 용역’을 의뢰했다. 대상지는 ▲서울 내곡동 국정원 주변 ▲서울남산 옛 안기부 터 ▲마석 모란공원 일대 ▲4·19묘역 주변 ▲광주 장등동 5·18묘지 주변 등이다.최근 용역기관의 현지 실사 결과 서울 내곡동과 광주 장등동 등 2곳이 지형·풍수·접근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지원단은 용역결과가 나오는 다음달쯤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 복수로 후보지를 추천한다.민간인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최종 후보지를 결정한 뒤 사업주체를 선정하면 정부는 오는 11월쯤 묘역 조성사업에 착수할예정이다.

정부는 최종 후보지에 국비 500여억원을 들여 묘지공원을조성한 뒤 연차적으로 기념관·자료관 등을 추가로 설치해‘민주공원’으로 가꿀 게획이다다. 보상지원단 관계자는“관련법 제정을 주도한 ‘유가협’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가협 움직임] 회원은 105명으로 희생자들은 5·18구묘역에 37기,모란공원 59기,경남 양산군 솔밭공원 9기 등이안장돼 있다.

유가협은 전국에 지회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수도권 묘역 조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서울 내곡동’을 적정 후보지로 꼽고 이같은 의견을 용역기관인 성공회대에 제시했다.

그러나 호남지회 일부 회원들은 광주권 유치를 희망하고있다.명지대생 고 강경대군의 아버지 강민조(姜珉祚·59)씨는 “묘역을 5·18묘지 인근에 조성하는 게 역사성·상징성 등에서 바람직하다”며 “최근 수도권지회를 중심으로 결정한 사항은 대표성이 부족해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지역 회원들은 묘역의 광주유치에 반대 입장이다.이들은 광주에 묘역을 조성할 경우 자칫 5·18에가려 민주화운동의 독자성이 희석된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또 통일에 대비하고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이 적지라는 판단이다.이밖에 5·18묘지 조성 과정에서 ‘민주열사’ 안치문제를 놓고 빚어진 5월 단체와의 ‘불편한 관계’가 앙금으로 남아 있다.

[광주시 유치활동] 광주시는 지난달 ‘민주열사 묘역 유치제안서’를 만들어 행자부에 제출했다.또 유가협 회원 설득에 나서는 등 공식 유치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가 제안한 후보지는 북구 장등동 산 167의1 일대 임야12만여평이다.이곳은 국유림으로 5·18묘지와 3㎞쯤 떨어져 있다.인근 주민들도 묘역유치에 크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곳 묘역을 ‘민주·인권 생명공원’으로 이름짓기로 했다.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5·18묘지와 연계해 세계적인 민주·인권·역사 탐방도시로 가꿀 계획이다.시는 유가협이 희망하는 서울 내곡동이 문화재 보존·군사보호시설지역이라 민원발생 우려가 높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광주시의회도 최근 시의 이같은 방침에 동의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지역 시민·재야단체들도 ‘민주·인권공원 조성을 위한 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유가협과 충분히 협의하되 유가협측이 일치된 의견으로 광주 유치를 반대할 경우 무리한 유치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5월 공포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관련자 1차 접수결과 총 8,446건이 신고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인 뒤 민주화 과정에서희생된 것으로 밝혀지면 조성될 ‘민주열사 묘역’에 안치하고 이곳을 역사교육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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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2001-05-2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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