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한국 도서관과 국가경쟁력

[굄돌] 한국 도서관과 국가경쟁력

김태영 기자 기자
입력 2001-05-03 00:00
수정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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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실로 오래간만에 남산에 있는 도서관에 간 적이있다.몇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서관 내부가 한편으로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 주기도 하였지만 마음 한켠에는‘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도서관에서 느끼는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우선 장서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우리 나라 공공도서관의 평균 장서 수는5만5,000여 권이며,전국의 420여 공공도서관의 장서를 다합해도 2,500만 권을 넘지 못한다.이 수자는 미국의 의회도서관 한 곳에 소장된 도서 및 자료의 수에도 미치지 못한다.도서관의 장서 수는 문화인프라의 가장 기본이 되는 출판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도서관이 책을 사주지 않으면 출판사들이 양서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없고 결국 인문학,교양과학 등 양서의 출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도서관이 갖는 두 번째 큰 문제점은 도서 데이터베이스의미비이다.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려면 책의 제목이나저자명 정도는 알고 가야 한다.그 도서관에 자신이 찾는 도서가 구비되어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검색되는 도서 데이터베이스에는 기껏 서명과 저자명,분류기호 정도만 기입되어 있기 때문에 그 책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는 직접 책을 열어봐야 한다.문을 연 지 2년도 채되지 않은 인터넷 서점들이 방대한 도서정보들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에 비해 도서관의 데이터베이스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공공도서관들의 시설과 설비들도 후진적이기는 마찬가지다.몇십 년 된 나무의자와 책상,형편없는 식당 환경과 음식등이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도서관은 지식,정보,문화의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선진국에서는 이미공공도서관들을 지식,정보의 네트워크센터와 지역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다.도서관도 국가의 경쟁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중요한 도구이다.도서관의 현대화 정도가 국가의 현대화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될 수도 있다.우리 나라의 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태영 도서출판 예담 대표.

[알림]굄돌 필진이 5월부터 바뀝니다.앞으로 6월까지 두 달간 집필해 주실 네 분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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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5-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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