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백혜선 전국순회 독주회

피아니스트 백혜선 전국순회 독주회

허윤주 기자 기자
입력 2001-04-17 00:00
수정 2001-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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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리스트의 소문난 난곡(難曲)을 들고 17일부터 전국6개도시 순회 독주회 대장정에 들어가는 피아니스트 백혜선(36)은 ‘넉넉해’보였다.펑펑한 임산부복으로 가린 임신 7개월의 몸 때문만은 아니었다.기자간담회 내내 이를 하얗게드러내며 웃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조차 행복하게 했다.

“임신한 친구들이 연주하는 거 보니까 훨씬 풍부한 소리가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몸이 달라지면 어떤 소리가 날까알아보고 싶어서….”“왜 하필 임신한 몸으로 그 힘든 곡들을…”하는 ‘힐난조’물음에 농담처럼 응수했지만 어려서부터 시작한 피아노 연주가 벌써 30여년.엄마로서 잠깐의안식을 취하기 전 벌써 중견으로 치닫는 연주인생을 한번쯤정리해 보고픈 마음이었으리라.

일정도 고되지만 이번에 고른 레퍼토리는 베토벤 ‘디아벨리 왈츠 주제에 의한 33개의 변주곡 C장조 작품120’,리스트의 ‘6개의 파가니니 대연습곡’등 소문난 난곡들이다.

50분짜리 대작인 ‘디아벨리…’는 베토벤 음악의 결정판으로 손꼽히지만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커다란 인내심을 요구한다.반면 리스트 곡은 고난도이면서도 듣는 이들에게는친숙하고 재미있을 거라는 게 그녀의 설명.

지난달 30·31일에는 일본까지 날아가 도쿄와 나라에서 NHK교향악단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를협연하고 돌아왔다.임신 사실을 미처 모른 NHK단원들이 “소리 한번 우렁차다”고 놀라더라고.

태교에 별 문제가 없겠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걱정이 돼서마음 속으로 미리 아기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백씨의 남편은 2살 연하의 비올리스트인 최은식 서울대 교수.같이 음악을 하는 부부니만큼 눈만 봐도 척척 통하지 않을까 궁금했다.“제가 한음 한음을 만들고 다듬고 연구하는스타일이라면 남편은 자연스럽게 음악이 몸에 밴 사람이에요.” 그녀는 끙끙거리며 베토벤 ‘디아벨리 변주곡’과 씨름하다가 “지금 연주를 하는 건지 뭔지 통 모르겠다”며좀더 여유를 가지라는 따끔한 충고를 남편으로부터 들었다며 활짝 웃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그동안 너무 크로스오버 쪽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주변의걱정을 많이 들었어요.하지만 저 스스로도 정통곡 연주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은만큼 이번엔 무겁고 신중한 곡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2위,94년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3위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상한 백씨의 제2의 도약이 기대된다.

연주일정은 ▲17일 오후7시30분 광주 문예회관 ▲19일〃 부산 문화회관 ▲20일〃 순천 문예회관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4일〃 울산 현대예술관 ▲27일〃 대구 문예회관.(02)598-8277.

허윤주기자 rara@
2001-04-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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