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비리 ‘몸통’ 못밝힌 채 ‘끝’

PCS비리 ‘몸통’ 못밝힌 채 ‘끝’

입력 2001-04-03 00:00
수정 2001-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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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비리 수사는 결국 ‘몸통’ 확인에 실패한 채 이석채(李錫采)전 정통부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만을 적용한 ‘미완의 수사’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검찰은 “직권 남용의 배경과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해 계속수사하겠다”면서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고 있지만 수사팀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이 전 장관만 들어오면 실체를밝히는 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던 98년 수사팀을 ‘원망하는’ 분위기다.

98년 수사의 핵심은 이 전 장관이 LG텔레콤에서 뇌물 3,000만원을 받고 PCS사업자로 선정되도록 심사평가 방식을 변경했다는 것.당시 수사팀은 김기섭(金己燮)안기부 운영차장과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까지 연계된 거대한 커넥션을 수사의 ‘밑그림’으로 그려 놓았다.그러나 재개된 검찰 수사에서 커넥션은 고사하고 98년 수사에서 확인했다는 금품 수수 혐의를 밝히는 데도 실패했다.검찰 관계자는 “이 전 장관 귀국 이후 영장 청구까지 수사기간이 이틀에 불과하다”며 앞으로의 수사에서 더 밝혀낼 부분이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나 벌써부터 ‘예견된 수사 결과’라는 소리가 들린다.

이 전 장관과 주변 인물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수사 한계를여지없이 보여줬다는 비판이다.

검찰은 정장호(鄭壯晧)전 LG텔레콤 부회장 등 당시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했지만 이들의 ‘입’에서 검찰이 원했던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이 전 장관 역시 “평가방식을 변경한 것은 개인적 소신”이라며 금품 수수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결국 98년 수사팀이 광범위한 계좌 추적을 통해 갖고 있다던 ‘물증’은실체가 없는 ‘허깨비’였던 셈이다.그러나 검찰은 이날 ‘사전 교감설’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문민정부 최대의의혹 사건 중 하나인 만큼 철저히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2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동점자의 경우 추첨으로 사업자를 가리도록 하는 이전 심사방식을 김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그 자리에서 ‘추첨제는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점도 변수다.김 전 대통령의 개입문제다.

아무튼 이 전 장관이 직권남용을 했다면 그렇게 해서까지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평가방식을 변경한 ‘진짜 이유’를 규명해 사건의 전후 관계를 명쾌히 밝히는 것이 수사팀의 과제다.

박홍환기자 stinger@
2001-04-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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