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서쪽 운교에서 대관령에 이르도록 평지,고개를 막론하고 길은 빽빽하고 숲만 있었다.무릇 나흘동안 가면서 쳐다보아도 하늘과 해를 볼 수 없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李重煥)이 유년시절 부친의 임지인 강릉으로 나들이했던 기억을 전하는 대목이다.역저 ‘택리지(擇里地)’에서다.그러나 성장한 뒤 다시 찾았을 땐 무성했던 나무와 숲은 온데간데 없고,논밭 가득한 마을만 남아 있었다.그는 “착한 임금아래 인간의 번성함은 알겠으나 산천은 손해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재물 가운데 첫째는 역시 땅이라고 했다.더 이상 하늘에서 내리거나 땅에서 솟아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그러면서 “대저 집 근처에 유람할 만한 산수가 없으면,인간은정서를 함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240년 전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지적한 그의 혜안이 놀랍다.노론과 남인 간 권력다툼의 한 가운데서 간단없는 유배와 유랑의 세월을 보냈던그가 개발의 미명 아래 훼손되고 잘려나가고 있는 지금의 산하를 다시 둘러본다면 뭐라 말할까.
최태환 논설위원
그는 재물 가운데 첫째는 역시 땅이라고 했다.더 이상 하늘에서 내리거나 땅에서 솟아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그러면서 “대저 집 근처에 유람할 만한 산수가 없으면,인간은정서를 함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240년 전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지적한 그의 혜안이 놀랍다.노론과 남인 간 권력다툼의 한 가운데서 간단없는 유배와 유랑의 세월을 보냈던그가 개발의 미명 아래 훼손되고 잘려나가고 있는 지금의 산하를 다시 둘러본다면 뭐라 말할까.
최태환 논설위원
2001-03-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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