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장애인을 생각하는 복지행정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장애인을 생각하는 복지행정

최선정 기자 기자
입력 2001-02-28 00:00
수정 2001-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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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실시한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 수가 145만명에 이르러 전체 인구의 3.1%를 넘는 것으로나타났다.5년 전 조사 때보다 40만명 정도가 늘어난 숫자다.

장애인 수가 늘어나면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을 자주 만날 법도 한데 생각 밖으로 드물다.아무래도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거리낌없이 활동하기에는 아직도 불편한 구석이 많다는 뜻이 아닐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더불어 좀더 편안하고 신명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복지정책이 필요한 것일까.장애인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많은 정책들이 있겠지만 우리들 의식을 먼저 고치고 우리 주변의 구조적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란 누구나 겪을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강한 신념을 장애인 스스로 가져야 하고,비장애인은 장애인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고 세심하게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정부 역시 장애인의 입장에서 불편을조금이라도 덜어주는 ‘체감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민간 부문에서 ‘장애인 먼저’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어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크게 개선하고 정부가 민간과힘을 합해 주요 공공시설의 편의시설 설치율을 74.7%까지 높인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에너지 당국은 에너지간 가격체계의 불합리성을 고치기 위해 7월부터 수송용 LPG에 대한 세금을 연차적으로 인상한다고 한다.지난 91년부터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값싼 LPG를 승용차 연료로 써오던 장애인 입장에서 보면 이번 조치로그동안 누려온 경제적 유리함이 사라질 수도 있다.

세제가 개편되더라도 장애인이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받을수 있을까를 고심한 끝에 새로운 ‘장애인 복지카드’를 발급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장애인등록증에 신용카드 기능을부가해 이 카드로 LPG를 구입하면 카드사에서 충전소에 대금을 전액 지급한 후 장애인에게는 세금 인상 전의 금액만을청구하고 세금 인상분은 정부에 청구하는 시스템이다.

장애인은 카드 하나로 예전처럼 싼 LPG를 구입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로도 사용하고 다양한 복지지원 서비스도 받을 수있어 훨씬 편리하다.또 충전소와 카드사 등 민간부문의 참여를 유도해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계기를 만들었으니 더 더욱 뜻깊은 일이다.

LPG 세금 인상이란 뜻하지 않은 암초가 장애인에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장애인의 입장에서 맡은 일을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놓은 담당 공무원의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성실한 업무자세가 그저 고맙고 흐뭇할 따름이다.

최선정 보건복지부장관
2001-02-28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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