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외교통상부 한 부서에서는 한바탕 소동이빚어졌다.장관이 모르고 있던 사실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관계자들은 보고 준비를 하는 데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 내용은 이랬다.지난 19일 이란 테헤란에서는 2박3일 일정으로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 아주지역준비회의’가열렸고 이 회의는 22일 새벽 식민지배 국가에 대한 책임 규명과 관련국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장관에게 늑장 보고를 마친 뒤 외교부 기자실에 내려온 담당 국장은 “이번 선언문은 구속력보다는 원칙론적인 성격이강하다”면서 “과거 식민지정책을 취했던 영국·프랑스 등여러 선진국들로 인해 오는 8월말에 열릴 본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외교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외교부는 주제네바대표부 1등서기관과 현지 공관 직원을 정부 대표로 보냈을 뿐이다.이에 비해 북한은 박덕환 외무성 인권과장을 회의에 파견,‘식민지배에 대한 보상’ 조항을 선언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통해 과거사 문제가모두 정리됐고 교과서 문제는 일본 내부 문제이며 두 나라간 외교협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며 더이상 외교마찰로불거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최근 한·일간에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일본의 정책 결정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다자외교에 활용하면 어떨까.
국제사회가 냉전체제에서 다자구도로 접어들기 시작한 90년대 초부터 정부는 한·미,한·일관계라는 ‘양자외교’보다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모여서 이익을 도모하는 ‘다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다자외교’를 중시하는 우리 정부라면 궁색한 변명만으로 ‘할 말 못하는’ 외교를 할 것이 아니라다자외교의 ‘장점’을 살려 ‘할 말 할 줄 아는’ 외교를실행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원상 통일팀 기자wshong@
언론 보도 내용은 이랬다.지난 19일 이란 테헤란에서는 2박3일 일정으로 ‘세계인종차별철폐회의 아주지역준비회의’가열렸고 이 회의는 22일 새벽 식민지배 국가에 대한 책임 규명과 관련국들에 대한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장관에게 늑장 보고를 마친 뒤 외교부 기자실에 내려온 담당 국장은 “이번 선언문은 구속력보다는 원칙론적인 성격이강하다”면서 “과거 식민지정책을 취했던 영국·프랑스 등여러 선진국들로 인해 오는 8월말에 열릴 본회의에서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외교부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외교부는 주제네바대표부 1등서기관과 현지 공관 직원을 정부 대표로 보냈을 뿐이다.이에 비해 북한은 박덕환 외무성 인권과장을 회의에 파견,‘식민지배에 대한 보상’ 조항을 선언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를 통해 과거사 문제가모두 정리됐고 교과서 문제는 일본 내부 문제이며 두 나라간 외교협상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라며 더이상 외교마찰로불거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 등으로 최근 한·일간에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른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정부가 일본의 정책 결정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다자외교에 활용하면 어떨까.
국제사회가 냉전체제에서 다자구도로 접어들기 시작한 90년대 초부터 정부는 한·미,한·일관계라는 ‘양자외교’보다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이 모여서 이익을 도모하는 ‘다자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처럼 ‘다자외교’를 중시하는 우리 정부라면 궁색한 변명만으로 ‘할 말 못하는’ 외교를 할 것이 아니라다자외교의 ‘장점’을 살려 ‘할 말 할 줄 아는’ 외교를실행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원상 통일팀 기자wshong@
2001-02-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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