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 자금회수 지나치다

[사설] 은행 자금회수 지나치다

입력 2001-01-16 00:00
수정 2001-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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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금 회수에 주력하는 반면 자금대출에 소극적인 것은 은행 본연의 기능을 외면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물론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충족 여부에 따라 금융기관의신용이 좌우되는 현실에서 그 불가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그렇더라도 가뜩이나 자금수요가 몰리는 설을 앞두고 무차별적으로 기업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은 시중 자금흐름을 더욱 나쁘게 만든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은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에 무려 4조원에달하는 기업자금을 회수했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은 넘쳐나는 돈을주체하지 못해 연 1∼2% 포인트의 손해를 보면서까지 국고채 사모으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마치 돈 떼일 염려가 있는 기업대출보다 다소손해를 보더라도 BIS비율만 맞추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일부 은행의경우 돈을 굴려 수익을 올릴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개인소액예금을 받지 않으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금융기관의 자금운용 풍토가 어쩌다가 이토록 경직되었는지 매우 안타깝다.

은행권은 고유의 기능회복에 하루빨리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경기가좋을 때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다가 경기가 나빠지면 자금을 무분별하게 거둬들이는 행위는 무책임하다.은행권은 기업신용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등화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자금중개기관으로서 제 역할을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BIS비율로 금융기관 건전성을 획일적으로 따지는 것이합당한지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금융제도는 그 나라의 금융산업 구조와 수준에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그런의미에서 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가 최근 스위스 바젤 BIS 특별회의에서 “선진국 기준에 맞춘 BIS비율을 모든 국가에 적용하는 것은문제”라고 지적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이제 우리나라도 국제금융을취급하지 않는 은행까지 과연 국제표준을 따라야 하는지의 문제를 포함해 BIS비율의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2001-0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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