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다 못해 엽기적인 상상이 난무하는 영화들에 질릴라치면,문득자잘하고 유쾌한 이야기가 간절해지곤 한다.그닥 새로울 것 없는 스토리 공식에 빤한 기법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결코 질리지 않을 장르,할리우드 발 로맨틱 코미디 2편이 13일 나란히 극장가 간판작으로뜬다.
■멜 깁슨,마침내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왓 위민 원트’(원제 What Women Want)에서 주인공 멜 깁슨이 부여잡은 오직 하나의 화두이다.
굴지의 광고기획사 부장 자리를 향해 일로매진하는 닉(멜 깁슨).그는왜곡된 여성관을 가졌다.어려서부터 쇼걸인 어머니를 따라 화류계를떠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애써 변명해주지만,그보다는 천성인 것같다.13세짜리 딸을 둔 이혼남이되 삶을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는다.그런 그가 ‘임자’를 만난다.광고계를 주름잡는 경쟁사 여직원달시(헬렌 헌트)가 뜬금없이 상사로 스카웃돼 온 그날부터 갈팡질팡하는 그에게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진다.여자 마음을 거울처럼 읽어내는 재주가 생기다니….
지난해 여름,넘치는 부성애를 주체하지 못해 총검을 메고 숲속을 누빈(패트리어트-숲속의 여우)멜 깁슨이 어째서 로맨틱 코미디로 급선회했을지 감잡힌다.할리우드 신예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작정하고 그를 위해 멍석을 깔아줬다.코팩을 붙이고,매니큐어를 칠하고,딸아이 앞에서 팬티스타킹 차림으로 호들갑떠는 그의 엉뚱함에 여성팬은 머릿속이 환해질 거다.최신 팝에서 재즈 명곡까지 두루 포착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도 감상포인트.
■로버트 드 니로도 떴다! 장인어른될 양반은 이름날리던 전직 정보국 요원.맘만 먹으면 언제든 사윗감의 사생활을 낱낱이 들춰볼 수 있는데다 진맥만으로도 거짓말 탐지를 척척 해낸다.거기다 딸의 애인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까지.
이쯤되면 남자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카메론 디아즈의 순진한 상대역이던 벤 스틸러가 시련의 주인공이 되어 스무고개를 넘는다.간호사인 그렉(벤 스틸러)은 용기를 내 여자친구 팸(테리 폴로)의 집에 결혼승락을 받으러 간다.하지만 꼬장꼬장한 장인감의 비위를맞춘다는 게 번번이 꼬이기만 한다.
전직 CIA 심리치료사인 장인 역을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영화가청춘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건 도입부 잠깐뿐.두 남자가 주축이돼 벌이는 엇박자 코미디가 이야기의 얼개이다.말끝마다 ‘가족 믿음공동체’를 들먹이며 딸의 남자를 기죽이는 드 니로는 벤 스틸러와똑같은 무게중심으로 영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좀 과장되긴 했지만,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애인이 시소게임하는소재는 충분히 흥미롭다.생색안나고 묻혀버릴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위험을 걷어낸 건 두 남자의 ‘개인기’와 재치 번뜩이는 대사들이다.콧소리 섞어가며 “뮤 뮤”(장인의 애완고양이를 찾아다니며)를연발하는 벤 스틸러의 애교연기는 일품이다.
황수정기자 sjh@
■멜 깁슨,마침내 여자를 읽기 시작했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왓 위민 원트’(원제 What Women Want)에서 주인공 멜 깁슨이 부여잡은 오직 하나의 화두이다.
굴지의 광고기획사 부장 자리를 향해 일로매진하는 닉(멜 깁슨).그는왜곡된 여성관을 가졌다.어려서부터 쇼걸인 어머니를 따라 화류계를떠돌아다녔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애써 변명해주지만,그보다는 천성인 것같다.13세짜리 딸을 둔 이혼남이되 삶을 심각하게 고민하진 않는다.그런 그가 ‘임자’를 만난다.광고계를 주름잡는 경쟁사 여직원달시(헬렌 헌트)가 뜬금없이 상사로 스카웃돼 온 그날부터 갈팡질팡하는 그에게 거짓말같은 일이 벌어진다.여자 마음을 거울처럼 읽어내는 재주가 생기다니….
지난해 여름,넘치는 부성애를 주체하지 못해 총검을 메고 숲속을 누빈(패트리어트-숲속의 여우)멜 깁슨이 어째서 로맨틱 코미디로 급선회했을지 감잡힌다.할리우드 신예 여성감독 낸시 마이어스는 작정하고 그를 위해 멍석을 깔아줬다.코팩을 붙이고,매니큐어를 칠하고,딸아이 앞에서 팬티스타킹 차림으로 호들갑떠는 그의 엉뚱함에 여성팬은 머릿속이 환해질 거다.최신 팝에서 재즈 명곡까지 두루 포착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도 감상포인트.
■로버트 드 니로도 떴다! 장인어른될 양반은 이름날리던 전직 정보국 요원.맘만 먹으면 언제든 사윗감의 사생활을 낱낱이 들춰볼 수 있는데다 진맥만으로도 거짓말 탐지를 척척 해낸다.거기다 딸의 애인이라면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까지.
이쯤되면 남자에겐 최악의 시나리오이다.‘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에서 카메론 디아즈의 순진한 상대역이던 벤 스틸러가 시련의 주인공이 되어 스무고개를 넘는다.간호사인 그렉(벤 스틸러)은 용기를 내 여자친구 팸(테리 폴로)의 집에 결혼승락을 받으러 간다.하지만 꼬장꼬장한 장인감의 비위를맞춘다는 게 번번이 꼬이기만 한다.
전직 CIA 심리치료사인 장인 역을 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다.영화가청춘남녀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건 도입부 잠깐뿐.두 남자가 주축이돼 벌이는 엇박자 코미디가 이야기의 얼개이다.말끝마다 ‘가족 믿음공동체’를 들먹이며 딸의 남자를 기죽이는 드 니로는 벤 스틸러와똑같은 무게중심으로 영화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좀 과장되긴 했지만,한 여자를 놓고 아버지와 애인이 시소게임하는소재는 충분히 흥미롭다.생색안나고 묻혀버릴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위험을 걷어낸 건 두 남자의 ‘개인기’와 재치 번뜩이는 대사들이다.콧소리 섞어가며 “뮤 뮤”(장인의 애완고양이를 찾아다니며)를연발하는 벤 스틸러의 애교연기는 일품이다.
황수정기자 sjh@
2001-01-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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