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실·보복인사… 지자체 몸살

정실·보복인사… 지자체 몸살

김정한 기자 기자
입력 2001-01-11 00:00
수정 200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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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는 단체장의 ‘소공화국’인가.민선시대 이후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단체장의 인사권 전횡으로 ‘인사몸살’을 앓고 있다.

‘오전에 발표한 인사안 오후에 뒤집기’ ‘자치단체 최고 간부급인부단체장과 도 국장급 인사안을 발표한지 불과 며칠 사이에 대폭 물갈이 인사로 다시 짜기’ ‘학연 지연을 고려한 정실인사나 보복인사하기’ 등등 인사안이 발표될 때마다 갖가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은 인사안이 발표될 때마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며 한숨을 내쉰다.인사에 불만을 품고 출근을 거부하기도 한다.인사안이 하루아침에 뒤집어지기도 하고 뇌물을 받은 사실이 불거져 수사를 받기도 한다.

이처럼 민선 이후 자치단체의 인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했다는지적이 많다. 단체장에게 충성하는 ‘예스맨’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직업공무원제는 무너졌고 공무원조직이 단체장 소속 정당 시녀가돼버렸다는 한탄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단체장들은 비협조적이고 경쟁자가 될만한 인사는 후환을 없애는 차원에서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기도 한다.한직으로 쫓아내 무능한 인사로 보이게 함으로써 고사시키기도 한다.

□실태 전북도는 10일 국장급과 부단체장급 23명에 대한 인사안을 발표했다.4일전인 지난 6일 발표했던 인사안을 대폭 수정했다.기존 인사안이 뒤죽박죽 된 것은 물론이다.

도는 강모 국장승진내정자의 학력허위기록파문이 발단이 되기도 했지만 양상희 문화관광국장이 후진을 위해 용퇴하겠다고 밝힘으로써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하지만 도의 인사번복은 일관성을 상실한데다 아무런 검증 없이 간부급에 대한 인사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전남도는 9일 오전 57명의 서기관급 인사를 발표했으나 오후에 3명을 수정발표했다.목포시로 전출됐던 배모씨가 공무원연수원 교수요원으로 뒤바뀌었다.

고시출신으로 18년차인 이모 자치행정과장이 승진 누락에 불만을 품고 출근을 거부하자 다음날 완도부군수로 영전발령을 내기도 했다.

부산시도 지난 1일 간부급 11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이후 공무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부산시공무원직장협의회는 3일 시청 홈페이지에 ‘부산시 인사 독선,무원칙 극치’라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는글을 띄웠다.공직사회 내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최고참과장을 승진에서 배제하는 등 서열을 무시한 인사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또 “직원을 폭행해 물의를 빚어 사업소장으로 쫓겨났던인사를 1년여만에 본청 과장으로 발탁한 것은 무원칙 인사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배경 현행 법상 단체장은 형사처벌에 의하지 않고는 임기가 보장되고 인사,예산,감사권을 한 손에 틀어 쥐고 있어서다.이에 따라 단체장들이 인사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

더욱이 정치권에 몸담았던 단체장들은 기존 공무원조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직언하거나 단체장의 시책에제동을 거는 공무원들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붙여 인사상 불이익을주기도 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단체장이 볼 때 직급이 높은 국장 보?하위직과장이 일을 잘하면 더 예뻐보일 수 있다”면서 “임기가 긴 단체장이 자신의 뜻에 맞는 인물을 승진,영전시키려는의지가 강해 과거의연공서열과 발탁을 적절히 조화시킨 인사관행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대책 지방공무원들은 우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기초 단체장의 임명직 전환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인사예고제를 도입하거나 전국적으로 통일된 인사원칙을 만들어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석우 부산시직장협의회 회장은 “인사는 공평.타당성과 직원들이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체장도 일반 공무원과 같이 잘못이 있을 경우 사법처리외에도 감사와 징계에 의해서 신분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여론도 높다.

주민소환제를 도입해 인사 등 각종 행정행위에 물의를 빚은 단체장을 퇴출시키는 방안도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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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임송학 부산 김정한기자 shlim@
2001-01-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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