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勞使 원칙을 지키자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勞使 원칙을 지키자

김호진 기자 기자
입력 2001-01-06 00:00
수정 200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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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지난해는 마치 육탄전이 벌어지는 전쟁터를 누비면서화해를 이끌어내는 분쟁 중재자처럼 정신없이 바빴다.한여름 삼복에는 롯데호텔과 대한항공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고 겨울에접어들자 한전문제와 철도파업문제에 매달려야 했다.

어렵게 문제가 해결되어 한시름 놓을까 했는데 뒤이어 한국통신과금융노조 파업이 잇따라 발생했다.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도 심상치않은 움직임을 보여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예방에 신경을 써야했다.

사회대란의 위기를 내포했던 노동계의 이러한 겨울투쟁이 모두 해를넘기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되어 조금은 여유있는 마음으로 지금 이글을 쓰고 있다.그러나,또 언제,어디서,어떤 분규가 발생할지 경계심을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나의 처지다.

2001년은 우리경제가 선진국처럼 안정성장형으로 도약하느냐,남미처럼 위기재발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느냐가 결정되는 시기다.이런 중대고비에서 노사분규가 또다시 확산된다면 기업·금융 등 각 부문의 개혁이 지연되고 결국 경제사정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이다.그것은 필연적으로 기업 도산을 부채질하고 실업을 가중시키며 물가도 불안하게 만들 것은 논리상 자명하다.

오늘의 노사갈등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근본 원인이다.구조조정이 인력감축을 어느정도 야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고통을 참고 기업경쟁력을 키우면 고용기회가 다시 늘어나는 것이다.당장의 고용불안이 두려워 이를 회피하면 경제는 예상보다 훨씬 악화될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분명한 것이다.노사를 비롯하여 온 국민이힘을 합쳐 개혁을 성공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무엇보다 소모적대결에 치중해온 노사관계의 파행성을 바로잡는 일이 시급하다.노벨상을 받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원칙을 철저히 따를 때 시장경제가 성공할 수 있고 원칙을 저버리면 시장경제는붕괴한다’고 주장했다.이 논리는 노사관계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다시 말해 원칙이 지켜지는 노사관계의 확립이 먼저 이루어져야 기업경쟁력이 살아나고 노동복지도 증대될 수 있다.

임금교섭과 단체협상은 말할 것도 없고 파업과 시위 등 모든 노동운동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평화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그리고 노사가 협력해서 기업경쟁력을 키우고 그 성과를 상대적으로 공평하게나누어 갖는 공동체정신을 살려나가야 한다.이것이 상생의 길이다.

또 하나 지켜야 할 것은 대화의 원칙이다.임금과 근로조건 등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은 성실하게 협의하여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민주사회에서 노사가 따라야할 협상방식이다.

이와 같이 한편으로는 원칙이 지켜지는 노사관계를 확립하고 아울러실업극복정책을 적극 추진하게 되면 늦어도 올 하반기 중에는 노사협력 분위기가 크게 확산되고 경제활력도 되찾게 될 것이다. 그러면 그결과는 노사의 동반성장과 국민 모두의 삶의 질 향상으로 나타나게될 것이다.

金浩鎭 노동부장관
2001-01-0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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