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나 국가나 상승곡선이 있고 하강국면도 있게 마련이다.음지가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되는 것은 음양설 이전에 자연의 이치인 것이다.
우리 민족은 20세기가 식민지와 분단시대의 하강곡선이었다면 21세기는 통일과 한반도 중심의 신문명 국가를 이끌 상승곡선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지금 비록 경제가 어렵고 얽히고 설킨 정쟁과 집단이기주의 등으로 사회가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역사의 큰 흐름은 민족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상승곡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대를이끌어갈 중심세력이 형성되고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 집단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국가를 상징하는 정신이 있고 지도 그룹이 존재한다.
영국의 기사도 정신,미국의 청교도 정신,프랑스의 국가정신,독일의융커 정신,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중국의 중화사상,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이 대표적이라면 우리의 민족정신은 무엇일까.박은식의 국혼(國魂)사상,신채호의 낭가(郎家)사상,문일평의 조선심(朝鮮心),정인보의 조선의 얼,함석헌의 씨알사상을 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한민족의 중심사상은 신라의 화랑정신,고구려의 조의선인(衣仙人),고려와 조선의 선비사상으로 이어지고,국난기에는 고려의삼별초,조선시대의 의병,일제 망국기의 의·열사와 독립운동가, 해방후에는 통일과 민주세력의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고려시대 이래 민족 정통세력은 역사의 주류가되지 못하고 항상 변방의 소외그룹이었다.반면 주류세력은 권력주의·외세지향·반민중적인 특성을 갖는다.
불행하게도 고려중기 이후 한국사는 이들 후자가 주도세력이 됨으로써 반도국가로 쪼그라들고 외세침략과 식민지 그리고 분단상태로 오늘에 이르렀다. 민족의 시련기에는 어김없이 양심세력이 구국·해방·통일운동에 나섰다.그대신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우리는 20세기 초에 망국을 겪고 분단의 대가로 해방이 됐지만,동서이데올로기 싸움의 대리전을 치르고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그동안 분단이 빚은 냉전시대의 민족적 희생과 낭비는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반도는독일처럼 전범국가의 죄값도,중국처럼 내전에 의한 것도,베트남처럼 반식민지투쟁 과정에서 갈라진 것이 아닌,순전히 외세의작용과 이에 놀아난 못난 정치지도자들 때문이었다.그래서 더 억울하고 분한 것이다.다행히 지난해 남북정상이 만나고 6개항의 합의문 도출에 성공했다.외세가 토막낸 강토를 우리 손으로 다시 잇는다는 상징성과 남북 동질성 회복,상호 의존성을 높이면서 경제적 실익을 얻자는 것이다.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자는 민족사적 염원이 모아졌다.통일의 전단계 과정으로 평화공존의 신뢰체제가 구축되고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는데까지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지금은 민족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분단 반세기 만에 통합의 상승곡선을 맞게 됐다.국가의 운명 역시 분열과 통합의 변증법적과정이라면 우리는 통합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문제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주변은 여전히 4강의 국제역학적 작용과 역작용이 한반도를 휘감고내부적으로는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과 일부 언론·지식인들의 대북적대감정과 냉전논리,여기에 지역감정과 집단이기주의,이념적 간극,빈부격차,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국운 상승곡선의 덜미가 잡히게 됐다.
우리는 더이상 동족끼리 적대와 대결로 민족의 역량을 소진시킬 시간이 없다.더이상 시대착오적 적대감과 냉전논리로 화해와 협력관계를 역류시킬 여유가 없다.내부에서 정파간·지역간·계층간 갈등으로국력을 낭비하고 화합을 깨뜨리다가는 영원히 20세기적 공간에 머물게 된다.
국민 통합과 국가의 비전을 상실한 채 정쟁만 일삼는 ‘불임(不妊)의 정치’를 생산과 통합의 정치로 고쳐야 한다.신뢰받는 여당과 존경받는 야당이 건강한 두 날개로 정책대결을 하고 민족의 새 날을 열어가야 한다.
그리하여 동서가 껴안고 남북이 손잡으면서 모처럼 주어진 한반도상승곡선의 운세를 지켜내야 한다.이것이 21세기 첫해 벽두의 화두이고 시대정신이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우리 민족은 20세기가 식민지와 분단시대의 하강곡선이었다면 21세기는 통일과 한반도 중심의 신문명 국가를 이끌 상승곡선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지금 비록 경제가 어렵고 얽히고 설킨 정쟁과 집단이기주의 등으로 사회가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역사의 큰 흐름은 민족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 상승곡선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시대를이끌어갈 중심세력이 형성되고 시대정신에 투철한 지식인 집단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그 국가를 상징하는 정신이 있고 지도 그룹이 존재한다.
영국의 기사도 정신,미국의 청교도 정신,프랑스의 국가정신,독일의융커 정신,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중국의 중화사상,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이 대표적이라면 우리의 민족정신은 무엇일까.박은식의 국혼(國魂)사상,신채호의 낭가(郎家)사상,문일평의 조선심(朝鮮心),정인보의 조선의 얼,함석헌의 씨알사상을 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한민족의 중심사상은 신라의 화랑정신,고구려의 조의선인(衣仙人),고려와 조선의 선비사상으로 이어지고,국난기에는 고려의삼별초,조선시대의 의병,일제 망국기의 의·열사와 독립운동가, 해방후에는 통일과 민주세력의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고려시대 이래 민족 정통세력은 역사의 주류가되지 못하고 항상 변방의 소외그룹이었다.반면 주류세력은 권력주의·외세지향·반민중적인 특성을 갖는다.
불행하게도 고려중기 이후 한국사는 이들 후자가 주도세력이 됨으로써 반도국가로 쪼그라들고 외세침략과 식민지 그리고 분단상태로 오늘에 이르렀다. 민족의 시련기에는 어김없이 양심세력이 구국·해방·통일운동에 나섰다.그대신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우리는 20세기 초에 망국을 겪고 분단의 대가로 해방이 됐지만,동서이데올로기 싸움의 대리전을 치르고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그동안 분단이 빚은 냉전시대의 민족적 희생과 낭비는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한반도는독일처럼 전범국가의 죄값도,중국처럼 내전에 의한 것도,베트남처럼 반식민지투쟁 과정에서 갈라진 것이 아닌,순전히 외세의작용과 이에 놀아난 못난 정치지도자들 때문이었다.그래서 더 억울하고 분한 것이다.다행히 지난해 남북정상이 만나고 6개항의 합의문 도출에 성공했다.외세가 토막낸 강토를 우리 손으로 다시 잇는다는 상징성과 남북 동질성 회복,상호 의존성을 높이면서 경제적 실익을 얻자는 것이다.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하나가 되자는 민족사적 염원이 모아졌다.통일의 전단계 과정으로 평화공존의 신뢰체제가 구축되고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는데까지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지금은 민족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분단 반세기 만에 통합의 상승곡선을 맞게 됐다.국가의 운명 역시 분열과 통합의 변증법적과정이라면 우리는 통합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문제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다.
주변은 여전히 4강의 국제역학적 작용과 역작용이 한반도를 휘감고내부적으로는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과 일부 언론·지식인들의 대북적대감정과 냉전논리,여기에 지역감정과 집단이기주의,이념적 간극,빈부격차,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국운 상승곡선의 덜미가 잡히게 됐다.
우리는 더이상 동족끼리 적대와 대결로 민족의 역량을 소진시킬 시간이 없다.더이상 시대착오적 적대감과 냉전논리로 화해와 협력관계를 역류시킬 여유가 없다.내부에서 정파간·지역간·계층간 갈등으로국력을 낭비하고 화합을 깨뜨리다가는 영원히 20세기적 공간에 머물게 된다.
국민 통합과 국가의 비전을 상실한 채 정쟁만 일삼는 ‘불임(不妊)의 정치’를 생산과 통합의 정치로 고쳐야 한다.신뢰받는 여당과 존경받는 야당이 건강한 두 날개로 정책대결을 하고 민족의 새 날을 열어가야 한다.
그리하여 동서가 껴안고 남북이 손잡으면서 모처럼 주어진 한반도상승곡선의 운세를 지켜내야 한다.이것이 21세기 첫해 벽두의 화두이고 시대정신이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2001-01-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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