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연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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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0-11-17 00:00
수정 2000-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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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의 개표 상황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공화·민주 양측의 법적 공방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플로리다주가 두차례의 개표 결과와 부재자투표만으로 18일(이하 현지시간) 최종 선거결과를 집계하겠다고 밝히자 민주당은 법적 조치를 다짐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공화당은 민주당이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통령선출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주법에 따른 선거일정 준수를 요구했다.

◆수용 거부된 수작업 재검표=플로리다주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캐서린 해리스 주 국무장관은 15일 밤 “수작업 재검표는 주법에 타당하지 않으므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14일 오후 5시까지 보고된 각 선거구의 개표 결과에 17일 마감되는 부재자 투표를 합산,18일 당락을 결정짓겠다고 덧붙였다.이 경우 수검표는 배제돼 67개 선거구에서 300표 앞선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수검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민주당의 윌리엄 데일리선거대책본부장은 즉각 제소 방침을 밝혔다.공화당원이자 부시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인 해리스 장관이 법원이 부여한 ‘건전한 재량권’을 행사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논리다.

민주당은 주 대법원에 ‘수검표 여부의 적법성과 적법할 경우 재검표 완료시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을 요청한 상태이기 때문에 해리스 장관의 수검표 거부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막바지로 치닫는 공방전=해리스 장관의 수검표 거부 결정은 주 대법원이 수검표를 중단시켜 달라는 그녀의 청원을 기각한 직후 나왔다.민주당은 이미 예견된 수순으로 보고 해리스 장관의 발표에 앞서 고어와 부시 후보의 일대일 회동을 추진했다.대선의 초점을 수검표에맞추기 위해 67개 선거구 전체에서의 수검표도 함께 제안했다.

부시 후보는 즉각 거부했다.해리스 장관이 수검표 결과를 거부한 상황에서 고어 후보측의 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그보다는 공화계가 지배하는 연방법원에서 수검표의 부당성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마이애미 연방지법에서는 수검표 중지 청원이 기각됐으나 심리가 받아들여진 애틀랜타 고등법원이나 연방대법원의 경우공화계로 분류된 판사가 과반수를 넘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유·무효표의 판정이나 수검표의 정당성 등은 주법에 규정된 사항이므로 주 법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주 법원은 민주계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과 대선 일정=난마처럼 얽힌 각종 소송이 대통령 선출에는 큰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지금은 당락의 주요 변수인 수검표 여부를 놓고 공화·민주 양당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있으나 18일 대선 결과가 발표되면 패배한 후보측이 법정투쟁을 계속하는 데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국론 분열을 원치 않고 정치적 해결을 바라는 여론의 압력 때문이다.

사법부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판결은 꺼려 이번주를 대선 결과를결정할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
2000-11-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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