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엽(安炳燁)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9일 모처럼 기자실에 들렀다.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계속 그래왔다.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에 짓눌린 탓이다.요즘은 어깨까지 아프다고 한다.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목과 어깨 근육이 굳었다.보름이 넘었다.
안 장관은 이날 IMT-2000 사업자 선정심사위에 대해 언급했다.전문성 공정성 객관성 엄정성 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정통부는 엄정한관리 감독을 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안 장관의 의지는 굳어보였다.사심(私心)없이 접근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개인적으로는 안도감도 들었다.그러나 귀를 의심케 하는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출연금 문제였다.
정통부는 오는 16일 ‘정보통신발전지원계획서’를 보낸다.각 사업자들은 1주일 내에 출연금 액수를 적어 제출해야 한다.기자가 이 부분을 물었다.안 장관은 “보고를 못 받았다”고 했다.순식간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담당 국장들은 도대체 뭘 보고했느냐”“사업계획서와는 별도로 출연금 액수를 제시하는 것을 몰랐느냐”등등.사소한 실수일 수도 있다.그러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지난 일이 너무뇌리에 박혀 있다.출연금은 1조∼1조3,000억원으로 잡혀있다.3개 사업자를 합치면 3조∼3조9,000억원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다.그런데도부하직원들은 안 장관에게 보고하는 책무조차 소홀히 했다.IMT-2000정책이 왜 꼬이게 됐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정통부는 IMT-2000 기술표준의 늪에 빠져 있다.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사업자들이 시키는대로 동기(미국식)로 따라올 줄 알았다.나중에 안 따라가겠다고 했는데도 믿지 않았다.관(官)의 힘을 과신했기때문이다.
둘째 ‘장사꾼’의 말을 너무 믿었다.그들은 이익을 좇는다.상황에따라서는 얼마든지 말을 바꾼다.이런 기본조차 몰랐다.안 장관이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동기로 간다는 말을 믿었다”고 후회해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무능과 안이함에서 비롯된 필연이다.업계 현장의 변화를 읽는 노력이 모자랐다.정통부 담당자들은 책상머리에서 안주하는 복지부동이 가져다준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그런데도 아직 개선노력이 안보인다.출연금 보고 누락이 그 증거다.
안 장관은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사람을 바꾸든,그 사람의 머리를 바꾸든간에.사업자 선정 시한인 올 연말까지 한달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다.그래야만 아픈 어깨가 펴질 것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안 장관은 이날 IMT-2000 사업자 선정심사위에 대해 언급했다.전문성 공정성 객관성 엄정성 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정통부는 엄정한관리 감독을 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
안 장관의 의지는 굳어보였다.사심(私心)없이 접근할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개인적으로는 안도감도 들었다.그러나 귀를 의심케 하는 한마디가 터져 나왔다.출연금 문제였다.
정통부는 오는 16일 ‘정보통신발전지원계획서’를 보낸다.각 사업자들은 1주일 내에 출연금 액수를 적어 제출해야 한다.기자가 이 부분을 물었다.안 장관은 “보고를 못 받았다”고 했다.순식간에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담당 국장들은 도대체 뭘 보고했느냐”“사업계획서와는 별도로 출연금 액수를 제시하는 것을 몰랐느냐”등등.사소한 실수일 수도 있다.그러나 그냥 지나치기에는 지난 일이 너무뇌리에 박혀 있다.출연금은 1조∼1조3,000억원으로 잡혀있다.3개 사업자를 합치면 3조∼3조9,000억원이나 되는 엄청난 규모다.그런데도부하직원들은 안 장관에게 보고하는 책무조차 소홀히 했다.IMT-2000정책이 왜 꼬이게 됐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정통부는 IMT-2000 기술표준의 늪에 빠져 있다.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사업자들이 시키는대로 동기(미국식)로 따라올 줄 알았다.나중에 안 따라가겠다고 했는데도 믿지 않았다.관(官)의 힘을 과신했기때문이다.
둘째 ‘장사꾼’의 말을 너무 믿었다.그들은 이익을 좇는다.상황에따라서는 얼마든지 말을 바꾼다.이런 기본조차 몰랐다.안 장관이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동기로 간다는 말을 믿었다”고 후회해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무능과 안이함에서 비롯된 필연이다.업계 현장의 변화를 읽는 노력이 모자랐다.정통부 담당자들은 책상머리에서 안주하는 복지부동이 가져다준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그런데도 아직 개선노력이 안보인다.출연금 보고 누락이 그 증거다.
안 장관은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사람을 바꾸든,그 사람의 머리를 바꾸든간에.사업자 선정 시한인 올 연말까지 한달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다.그래야만 아픈 어깨가 펴질 것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2000-11-1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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