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매각, 정부·美 AIG 막판 신경전

금융계열사 매각, 정부·美 AIG 막판 신경전

입력 2000-10-31 00:00
수정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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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 등 현대 금융계열사의 매각을둘러싸고 정부와 미국 AIG사와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신경전은 AIG사가 정부측에 2조5,000억원에 이르는 현대투신증권의금융채권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면서 불거졌다.정부는 AIG사가 먼저투자한 뒤에야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맞불을 놓았다.이런 와중에 30일 방한하기로 했던 그린 버거 AIG회장이 사전통보없이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것은 다분히 정부측과의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를 이루겠다는 제스처로 해석되고 있다.

그렇다고 AIG사와 정부측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AIG사와 이창식(李昌植) 현대투신증권 사장은 지난주 뉴욕에서 협상을 갖고양측 법률대리인이 마련한 본계약서 문구확인작업을 벌이는 등 사실상 매각작업을 마무리했다.

정부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투신권을 정상화시키는 데는 AIG사의투자가 절대적인데다 가뜩이나 포드의 대우차인수 포기로 국내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어 현대 금융계열사의 매각작업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형편이다.

따라서 AIG사측으로서는 ‘언제든지 포기할 수 있다’는 압력을 정부에 재차 내보이고,정부로서는 특혜시비에 따른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거두는 명분을 축적한 뒤 매각테이블에 마주앉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그 시기는 국정감사 등이 마무리되는 내달 중순 이후쯤이 될 전망이다.

한편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현대증권에 공적자금을 투입한다면 자구계획의 이행을 전제로 감자 등의 절차를 밟아야할 것”이라면서 “최종적인 매각협상은 정부와 AIG측이 증권금융채지원 연장 등 요청사항을 합의해야 성사되는 것으로 이창식 사장은이에 대해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병철 박현갑기자 bcjoo@
2000-10-3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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