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축유 방출’ 大選 핫 이슈

美 ‘비축유 방출’ 大選 핫 이슈

최철호 기자 기자
입력 2000-09-23 00:00
수정 2000-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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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석유가 급등에 따른 전략비축유(SPR)방출 논쟁이 미 정가를 휩쓸며 대선 쟁점으로까지 부각되고 있다.빌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이 보유한 SPR을 방출하라는 여론이 고조되자 21일밤(현지시간) 당초의 꺼리던 입장을 바꿔 제한방출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빌 리처드슨 에너지 장관이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민주당 후보 앨 고어 부통령이 500만배럴의 SPR을 방출,유가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한지 1시간만에 나왔다.방출 불가를 천명했던 로렌스 서머스 재무장관도 고어 후보의제한적 방출요구에 동의,공화당측으로부터 대선을 의식한 ‘선심’이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비축유 방출 논란=미국은 루이지애나주 등의 지하 저장소에 염분을 함유한 5억7,000만 배럴의 원유를 저장하고 있다.SPR은 70년대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유사시에 대비,90일 동안 미국이 소비할 수 있게 별도로 비축해 둔 것이다.

석유 전문가들은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면 21일 배럴당 33.91달러로 치솟은 11월 인도분 유가를 4∼5달러 정도 내릴 수 있다고주장한다.SPR의 방출은 거래시장은 물론 소비자들의 유가인상 심리도 가라앉혀 산업 전체로의 고유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방출 반대론자는 비축분 방출 자체가 국제석유 시장에서 미국의 개입을 의미,석유수출국기구(OPEC)로부터 정치적 저항을 살 수도있다고 우려한다.더욱이 비축유의 80%는 고유황을 포함한 멕시코 원유이기 때문에 97년 사례처럼 입찰경매시 기업들이 외면하면 방출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선쟁점으로 부각=고어 후보가 전략 비축유의 방출을 건의하고 클린턴 정부도 이를 받아들여 절박하다는 표현까지 쓰며 적극 검토하자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는 ‘선거용 책략’으로 몰아붙였다.

부시 후보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의 집회에서 “SPR은 석유수급체계의 급작스러운 붕괴나 전쟁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라며“SPR 방출을 선거 직전에 유가를 떨어뜨려 표를 모으려는 단기적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어 후보는 “거대한 석유재벌에 맞서 일반 가정에 석유가제대로공급되도록 싸울 것”이라며 “미국의 에너지 자원이 다른 나라에 너무 의존하거나 국민의 이익이 석유기업 때문에 도외시되서는 안된다”고 맞섰다.

고어 후보는 부시 후보와 그의 러닝 메이트인 딕 체니 부통령 후보가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는 석유업계에서 몸담았던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비축분 방출을 적극 건의했다.

부시 후보는 고어 후보가 국가 안보를 정치적 목적으로 쓰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고어가 클린턴 정부의 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로서 책임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hay@
2000-09-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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