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총재 방북 바람직하다

[사설] 이 총재 방북 바람직하다

입력 2000-08-18 00:00
수정 2000-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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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초청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한나라당 안에는 두 갈래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당이 남북문제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시각과 “단순 방북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뒤를 따라가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그것이다.이 총재는 16일 이 문제와 관련해 당에 함구령을 내렸다.정부나 북한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는 현재로서는 당의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총재가 북한을 방문해서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해보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이 총재 자신이 강조해 왔던 것처럼“남북·통일문제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민족의 운명이 걸린 남북문제를 정부·여당에만 맡겨 놓고 야당은뒷짐을 진 채 사사건건 시비만 거는 것은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한나라당은 6·15공동선언에 대해 ‘총론 지지,각론 비판’이라는 기본입장을 밝혔음에도,그동안 ‘각론 비판’쪽에 치우친 나머지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에 발목을잡는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줘 왔다.그러나 이번 이산가족 상봉이 보여주듯 남북화해는 이제 누구도 거스를수 없는 대세를 이루고 있다.끊겼던 경의선 철도의 연결은 물론 남북직항로 개설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마당이다.

국민들은 모처럼 전개되고 있는 남북화해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서한나라당이 남북문제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또 한나라당과 이 총재 자신을 위해서도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이같은 상황을 인식했음인지 최근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이 총재의발언에 상당한 변화가 감지된다.지난번 방북 언론사 사장단과 김 위원장의 면담내용에 대해 이 총재는 “기대할 만한 언급이 많았다”고긍정적 평가를 했고, 남북문제에 관한 한나라당의 기조는 ‘화해’임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가 북한에 가서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경륜’을 나누다 보면,김 위원장에 대한 총체적 평가를 내릴 수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의 남북간 상황 전개가 북한의 진정한 변화인지 전략적 수정인지도 당연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야당 총재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분단 극복을 향한 민족사적 진전의 산물이다.이 총재의 방북으로 남북간의 불신이 줄어든다면 민족화해는 가속도가 붙게 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17일 “북한측에 야당(인사)의 초청을 권했으며 현재 (그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이제 남은 것은 이 총재의 결단과 준비뿐이다.
2000-08-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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