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업계 휴가풍속 두얼굴

벤처업계 휴가풍속 두얼굴

김재천 기자 기자
입력 2000-07-12 00:00
수정 2000-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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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휴가철을 앞두고 벤처업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회사형편에 따라휴가에 큰 차이가 나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서 입지를 굳힌 일부 기업들은 다양한 휴가제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반면 신생 기업이나 형편이 어려운 기업들은 휴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10월 벤처대란설’까지 겹쳐 휴가 기간을 줄이거나 아예 반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휴가도 아이디어/ 일부 대형 벤처기업들은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재충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메디슨은 오는 24일부터 2주일동안 회사 문을 잠시 닫고 모든 직원들이 휴가를 떠난다.이른바 ‘동시휴가제’.한두명의 직원이 휴가를 떠남으로써 생기는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기간도 2주일로 지난해보다 두배나 늘었다.박형준 홍보팀장은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면서 “휴가를 떠나기전에 거래업체에 미리 휴가 사실을 알려 업무 착오를 막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우누리는 지난 4월부터 특별유급휴가제인 ‘안식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6년 이상 일한 사원들을 대상으로 30일 동안 재충전 기회를 준다.현재 올해 해당자 11명 전원이 휴가를 신청했다.4명은 이미 해외여행을 다녀왔다.자기 계발을 위해 휴가를 신청하면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는 ‘도전휴가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휴가 축소·휴가 반납 /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H사 직원들은 사실상 올해휴가를 자진 반납했다.5일 동안의 정식 휴가제가 있지만 요즘 회사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이 회사 조모씨는 “회사 사활이 걸려있는 이번 소프트웨어 개발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면서 “간부부터 휴가를 반납하는 분위기가 퍼져 사원들은 감히 휴가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커뮤니티 전문업체인 S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지난해 회사를 설립한 뒤 직원이 80여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정작 정식 휴가를 다녀온 직원들은 지금까지단 한 명도 없다.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인 윤모씨는 “안정된 기업으로 빨리 자리잡기 위해서는 당장 휴가를 포기하더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천기자 patrick@
2000-07-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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