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래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이야요,꼭 좀 이산가족 상봉방문단에 넣어 주시라요” 이산가족 상봉 방문단 추첨을 이틀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의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와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에는 ‘방문단에 꼭 넣어달라’는 전화가 수백여통씩 걸려왔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그동안 접수한 상봉 신청은 8만5,000여건.방문단 규모가 100명이므로 중복 신청이나 부실 기재자 등을 뺀다해도 경쟁률이 800대1을 넘는다.
‘고령에 시한부 인생이니 방문단에 포함시켜 달라’는 읍소형에서부터 ‘내 신청서가 제대로 접수가 됐느냐’‘접수번호를 가르쳐 달라’‘한번만 신청해도 추첨 대상에 포함되느냐’‘신청 마감이 언제냐’등의 전화도 하루 종일 걸려온다.
신청서를 접수하러 와서 신청서 작성을 못하거나 앉아서 눈물만 흘리는 실향민도 많다.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직원 이윤환(李潤煥·26)씨는 “‘죽기 전에 고향에꼭 가게 해달라’고 울먹이는 실향민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면서 “신청서에 자신의 애달픈 사연에 붉은색으로 밑줄을 긋거나 ‘신청서에는 상봉 희망자로 자식만 써넣었는데 조카 등 친척도 추가해 달라’고 하는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실향민들은 방문단 추첨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하루 빨리 면회소가설치되기를 희망했다.함북 청진 출신 장진송(張辰松·81)씨는 “요즘은 고향땅에 가고 가족을 만나는 꿈을 꾼다”면서 “50년간 기다려왔는데 단 한번의 추첨으로 결정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91살된 실향민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한근식씨는 적십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는 당장 내일이라도 고향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고 연장자로서 당연히 방문단에 뽑힐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서 “컴퓨터 추첨은 재고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함남 흥남 출신 최영호(崔榮鎬·78)씨는 “하루에 100명씩 만나면 몇년이지나도 내 순서는 안 올 것”이라면서 “빨리 면회소를 설치해 많은 이산가족들이 동시에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그동안 접수한 상봉 신청은 8만5,000여건.방문단 규모가 100명이므로 중복 신청이나 부실 기재자 등을 뺀다해도 경쟁률이 800대1을 넘는다.
‘고령에 시한부 인생이니 방문단에 포함시켜 달라’는 읍소형에서부터 ‘내 신청서가 제대로 접수가 됐느냐’‘접수번호를 가르쳐 달라’‘한번만 신청해도 추첨 대상에 포함되느냐’‘신청 마감이 언제냐’등의 전화도 하루 종일 걸려온다.
신청서를 접수하러 와서 신청서 작성을 못하거나 앉아서 눈물만 흘리는 실향민도 많다.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직원 이윤환(李潤煥·26)씨는 “‘죽기 전에 고향에꼭 가게 해달라’고 울먹이는 실향민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면서 “신청서에 자신의 애달픈 사연에 붉은색으로 밑줄을 긋거나 ‘신청서에는 상봉 희망자로 자식만 써넣었는데 조카 등 친척도 추가해 달라’고 하는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일부 실향민들은 방문단 추첨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하루 빨리 면회소가설치되기를 희망했다.함북 청진 출신 장진송(張辰松·81)씨는 “요즘은 고향땅에 가고 가족을 만나는 꿈을 꾼다”면서 “50년간 기다려왔는데 단 한번의 추첨으로 결정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91살된 실향민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한근식씨는 적십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아버지는 당장 내일이라도 고향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고 연장자로서 당연히 방문단에 뽑힐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신다”면서 “컴퓨터 추첨은 재고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함남 흥남 출신 최영호(崔榮鎬·78)씨는 “하루에 100명씩 만나면 몇년이지나도 내 순서는 안 올 것”이라면서 “빨리 면회소를 설치해 많은 이산가족들이 동시에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우기자 ywchun@
2000-07-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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