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하는 사람들은 흔히 시대와의 불화를 이야기한다.한국의 현대문학은 식민지·분단현실,반독재,민주주의 등을 주된 관심사로 삼았고 그것은 늘 논의의 한복판을 지켜왔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대상황이 몰고온 주제 자체에 빠져 구체적인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의 에스프리나 문학적 감성 등은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점도 없지 않다.원로 국문학자 김영수씨(66·청주대 명예교수)가 펴낸 ‘한국문학 그 웃음의 미학’(국학자료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에 따르면 현단계 한국문학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웃음의 미학을 확립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한국 문학에 다채롭게 나타나는 웃음의능선을 따라가며 해학의 현장을 확인한다.그리고 해학이라는 잣대를 통해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살핀다.
웃음에 대한 저자의 지적 섭렵은 ‘춘향전’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한‘미학없는 해학론’(1970)에서 비롯된다.그러나 그로 하여금 웃음의 본질을 새삼 되새기게 한 것은 문학평론가 김현이 ‘예술기행’에서 밝힌 “동양인이 자주 웃는것은 서양인들이 너무 착취를 해,그 고통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구절이다.저자는 한국인 특유의 이러한 ‘역설의 철학’에서 웃음의묘미를 발견한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원형적인 웃음과 멋을 상생의 원리로 승화시킨다.
저자는 희대의 ‘주술적인’ 시인 서정주,흥부보다 놀부가 인간적이라는 최인훈,‘거대한 뿌리’의 김수영,‘너무도 희극적인’ 최인호 등 유머에 능한작가들의 작품을 골계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그들이 빚어내는 웃음 속에는 한결같이 진한 눈물의 향기가 배어 있다는 게 저자의 말.한 예로 최인호의 작품 ‘술꾼’의 경우,그 절망의 희화적 수법은 바로 눈물의 웃음이다.골계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최인호의 상상력은 가장 가난한 거지가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짓는 역설의 미학을 구축한다.그런가하면‘잠자는 신화’에서는 성기도난 사건으로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최인호를 웃음과 눈물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천길 우수를 보여주는‘자유혼의 작가’로 평가한다.
저자는 21세기는가벼운 재치와 유머로 반짝이는 작가,농담으로 진담을 할줄 아는 작가,농담같이 살아가는 인생이 힘을 얻는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런 점에서 보르헤스가 환상에서,유미리가 꿈에서 문학의 활로를 찾은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특히 ‘유사고고학적 환상’을 구사하는보르헤스의 논법은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섬광같은 기지야말로 문학이 적자생존의 ‘감동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통속성에 물들거나 경박성에 빠지기 쉽다.저자는 나름의 학문적인 엄정성을 지켜가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경쾌한 에세이 형식을 띤 이 책은 해학의 정신을 통해 문학적 자기혁명을 꿈꾸는 통문화적 성격의 작가론이자 작품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저자에 따르면 현단계 한국문학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웃음의 미학을 확립하는 일이다.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한국 문학에 다채롭게 나타나는 웃음의능선을 따라가며 해학의 현장을 확인한다.그리고 해학이라는 잣대를 통해 한국문학의 정체성을 살핀다.
웃음에 대한 저자의 지적 섭렵은 ‘춘향전’에 대한 기존의 해석을 비판한‘미학없는 해학론’(1970)에서 비롯된다.그러나 그로 하여금 웃음의 본질을 새삼 되새기게 한 것은 문학평론가 김현이 ‘예술기행’에서 밝힌 “동양인이 자주 웃는것은 서양인들이 너무 착취를 해,그 고통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는 구절이다.저자는 한국인 특유의 이러한 ‘역설의 철학’에서 웃음의묘미를 발견한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국인의 원형적인 웃음과 멋을 상생의 원리로 승화시킨다.
저자는 희대의 ‘주술적인’ 시인 서정주,흥부보다 놀부가 인간적이라는 최인훈,‘거대한 뿌리’의 김수영,‘너무도 희극적인’ 최인호 등 유머에 능한작가들의 작품을 골계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다.그들이 빚어내는 웃음 속에는 한결같이 진한 눈물의 향기가 배어 있다는 게 저자의 말.한 예로 최인호의 작품 ‘술꾼’의 경우,그 절망의 희화적 수법은 바로 눈물의 웃음이다.골계라는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최인호의 상상력은 가장 가난한 거지가 ‘이 지상에서 가장 큰 집’을 짓는 역설의 미학을 구축한다.그런가하면‘잠자는 신화’에서는 성기도난 사건으로 또 하나의 수수께끼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최인호를 웃음과 눈물을 씨실과 날실로 삼아 천길 우수를 보여주는‘자유혼의 작가’로 평가한다.
저자는 21세기는가벼운 재치와 유머로 반짝이는 작가,농담으로 진담을 할줄 아는 작가,농담같이 살아가는 인생이 힘을 얻는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그런 점에서 보르헤스가 환상에서,유미리가 꿈에서 문학의 활로를 찾은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특히 ‘유사고고학적 환상’을 구사하는보르헤스의 논법은 얼핏 황당해 보이지만 섬광같은 기지야말로 문학이 적자생존의 ‘감동산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웃음에 관한 이야기는 자칫 통속성에 물들거나 경박성에 빠지기 쉽다.저자는 나름의 학문적인 엄정성을 지켜가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한다.경쾌한 에세이 형식을 띤 이 책은 해학의 정신을 통해 문학적 자기혁명을 꿈꾸는 통문화적 성격의 작가론이자 작품론이다.
김종면기자 jmkim@
2000-07-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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