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예술단 첫 서울 공연 이모저모

평양예술단 첫 서울 공연 이모저모

입력 2000-05-27 00:00
수정 2000-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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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북한 새싹들의 화음이 서울 하늘을 가득 메웠다.분단이래 처음 서울을 찾은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은 방문 3일째인 26일 오후 7시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감동적인 첫 공연을 가졌다.이들이 신기에 가까운 기량을 펼쳐보인 70분동안 무대와 객석은 남북을 뛰어넘어 한핏줄 한민족임을 확인하는 뜨거운 감동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색동한복과 바지저고리 등 형형색색의 옷차림으로 무대에 선 평양예술단은우리에게도 알려진 북한 노래 ‘반갑습니다’를 우렁차게 합창하며 공연을시작했다.관객들은 일제히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흥을 돋웠다.북한의 개량악기인 장새납독주와 손풍금중주,목금을 위한 경음악이 연주되자 관객들은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단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했다.특히 상모를 돌리며신들린 듯 장구를 연주하는 ‘승전고 울려라’와 여자 어린이의 독창 ‘김치깍뚜기의 노래’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열렬한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프로그램 하나하나가 끝날 때마다 무대 바로앞 객석에 앉아있던 리틀엔젤스 단원들은우정의 꽃다발을 전달했다.

무용·합창·악기연주 등 17개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마지막곡 ‘다시 만납시다’가 불려질 때는 관객 모두가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오랜 기다림에 비해 너무 짧은 만남이 아쉬운듯 관객들은 막이 내린뒤에도 연신 앙코르를 외치며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두번의 커튼콜 끝에도관객의 박수가 끊이지 않자 예술단은 무반주로 ‘통일의 노래’를 불렀고,관객들도 한마음으로 노래를 따라불렀다.무대위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적힌 네온사인이 환한 빛을 발했다.이날 공연에는 실향민 1,200명을 비롯해 영·호남 고교 교사·학생,각계인사,주한외교사절 등 초청관객 1,600명과 일반관객 600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실향민들은 학생들이 흥겨운 춤과노래로 솜씨를 뽐낼 때마다 열띤 박수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한편 ‘고향의봄’‘다시 만납시다’가 불려질 때는 두고온 고향생각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실향민 박찬경(69)씨는 “북쪽 어린이들이 온다는 소식에 며칠밤을 잠도 제대로 못잤다”며 “아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공연을 너무 잘한다”고 흐뭇해했다.

한편 주최측인 평화자동차사와 예술의전당에는 표를 사지 못한 시민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이날 오전 예술의전당 홍보팀에는 “부모님이 연로해서그러니 꼭 공연을 보게 해달라”는 중년여성의 애원섞인 전화가 걸려오는가하면 대전에서 온 70대 할아버지는 표를 구하지 못하자 오페라극장을 배회하며 못내 서운해하기도 했다.공연은 하루 두 차례씩 28일까지 계속된다.

이순녀기자 coral@

2000-05-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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