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직자 반말 사용 직급과 반비례

[현장] 공직자 반말 사용 직급과 반비례

김상연 기자 기자
입력 2000-05-25 00:00
수정 2000-05-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디다 대고 반말입니까”“내가 언제 반말을…” 지난 23일 오전 9시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주차장.주차를 막 끝내고차에서 나온 방문객 최모(37)씨가 그랜저 승용차에 앉은 40대 운전자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었다.자기가 먼저 본 주차공간에 최씨가 주차를 했다고 40대운전자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승강이는 시작됐다.

문제는 40대 운전자가 다짜고짜 “내가 먼저 주차하려고 했는데….웬만하면 (차를) 빼지”라고 처음부터 반말을 내뱉었다는 것.최씨는 “어떻게 처음본 사람한테 반말을 하느냐”며 따졌고,결국 논리가 궁색해진 40대 운전자는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충격적인 것은 이처럼 민원인이나 자기보다 직급이 낮아보이는 사람에게 무조건 반말을 내뱉는 사례가 청사내에 비일비재하다는 것.특히 중하위직 공무원의 안하무인격인 태도는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청사의 한 경비직원은 “장관님이나 차관님들은 경비한테도 꼬박꼬박 존대를 하는데 오히려그보다 아랫사람들이 머리가 희끗희끗한 경비에게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와함께 장관 등 고위직 차의 운전기사 중에서도 ‘백(배경)’을 믿고 반말을 일삼는 경우가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들의 이같은 몰상식한 언동은 단순히 매너 차원에 그치지 않고 전체공직사회의 윤리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지적이다.권력남용이나 뇌물수수 등 대형비리도 어찌보면 이처럼 작은 윤리의식 결여에서 출발한다는 것.최씨는 “정부기관 1번지라 할 수 있는 세종로 중앙청사가 이 모양인데,다른 곳은 어떻겠느냐”고 씁쓸해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0-05-25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