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용적률 축소 웬 반발

[사설] 용적률 축소 웬 반발

입력 2000-05-19 00:00
수정 2000-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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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의 초고층화와 초과밀화를 막기 위해 용적률을 하향조정하려는 서울시의 방침에 일선 구청장들이 집단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시민 복지와주거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안목에서 건축사업의 수익성이나 자치단체의 세수(稅收) 증대만을 생각하면서 주민의 눈치를 보는 것같아 딱하다.

우리가 본란을 통해 여러번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아파트 짓기는 심각한 상황에 와 있다.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초고층아파트를 지어대는바람에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로 아름다운 자연이나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녹지와 기본적인 생활공간이 크게 부족하고 아파트간의 거리가 촘촘해 볕 드는시간이 아주 짧은 아파트도 양산되어왔다. 한마디로 시민들이 일조권(日照權)조차 누릴 수 없는 등 쾌적한 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아파트들이 적지 않다.

과거 정부가 주택공급에만 치중해 지나치게 용적률을 높여준데다 건설회사들의 장삿속이 가세해 질낮은 아파트를 마구 지은 탓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400%에서 300%로 낮추는 등의도시계획 조례개정안을 7월부터 시행키로 한 것은 과거의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는 긍정적인 시도로 반길 일이다.용적률을 이정도로 내려도 사실 쾌적한 아파트를 짓는데는 지극히 초보적인 조치에 불과하다.여전히 20층까지의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주민들이 여유롭게 공동 공간을 즐기기는 어렵다.다만 무분별한 초고층 아파트의 재건축과 재개발에 뒤늦게나마 제동을 걸고 주택환경 개선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조치인 것으로 평가한다.이어 부산시도 용적률을 낮출 것으로 알려져 살기좋은 주택 짓기 바람이 전국으로확산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내 구청장들이 용적률 축소에 반대하고 이미 추진해온 사업에 대해 경과규정을 적용하도록 요구한 것은 실망스러운 행동이다.지역 주민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다고는 하지만 새로 짓게될 아파트에는 결국 그 주민들이 살게 된다.눈앞의 이익에 매달려 빽빽하게 고층 아파트만 짓다가는 얼마지나지 않아 슬럼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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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을 낮추면 당장에는 아파트 건축의 채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지만결국 질좋고 공간이 보다 넓은 아파트가 값을 더 받게 되는 때가 올 것이다.주민들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서도 용적률 하향 조정은 바람직하다.구청장들은 서울시 방침에 반대하기보다는 주민들에게 용적률 하향조정의 장점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서울시는 이런저런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모처럼 추진한용적률 하향조치를 힘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그리고 기회가 되면 쾌적한 주택환경 조성에 더욱 강력히 나서야 할 것이다.
2000-05-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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