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총리 발언 파문 확산

모리총리 발언 파문 확산

입력 2000-05-17 00:00
수정 2000-05-1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도쿄 연합]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가 ‘일본은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라고 말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공산,사민당등 야당측은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가 하면 정부측에서도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관방장관등 일부 각료들이 이례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모리총리는 15일 도쿄(東京)도내 호텔에서 열린 ‘신도(神道)정치연맹 국회의원간담회의’ 결성 30주년 기념축하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일본 국가는당연히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神)의 나라라는 것을 국민이 확실히 알 수 있게 한다는 생각에서 활동해온 지 30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모리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총선거를 앞두고 신사(神社) 관계자들의 지원을호소하려는 데 의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일각에서는 헌법상의 국민주권과 정교(政敎) 분리정책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리총리는 또 “사람의 목숨은 단적으로 말하면 신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중요시하고,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점이 기본이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종교는 자신의 마음에 깃들고 있는 문화다.그것을 중요시하도록 왜 교육의 현장에서 좀더 가르치지 않는가.신과 부처를 학교와 사회,가정에서 가르치는 것이 일본국의 정신론에서 볼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라며 종교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모리총리는 “지금 나는 정부측에 있을 따름이지만 약간 엉거주춤한태도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이같은 주장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의향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당수 토론등을 통해엄격히 따진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민주당 대표는 “일본제국헌법에 가까운 발상으로,국민주권의 현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말”이라며 “아시아국가들에게 파급되는 영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산당은 후와 데쓰조(不破哲三)위원장의 담화를 통해 “국민주권을 선언한헌법의 입장을 난폭하게 팽개친 것”이라고 평했으며 사민당도 “2차대전 전의 회귀를 방불케하는 것으로,총리의 자격을 현저히 결여한 발언”이라는 담화를 냈다.

정부측에서도 아오키 관방장관이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만일 그대로라면 일국의 총리 발언으로서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했었야 했다”고 논평했으며,가와라쓰토무(瓦力)도 “국민중에 그같은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도있다.

원래 신중해야 하는 문제다”고 어짢은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모리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그는 16일 기자단이 철회할 의사를 묻자 “왜 철회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전부를 정확히 들어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일본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문화라는 의미에서 말한 것으로,전후 주권재민과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리총리는 총선거를 앞두고 최근 일부 주간지들이 ‘학창시절의 매춘 추문’을 들어 집중 공격,주간지들에게 허위사실이라며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이 이같은 발언파문이 불거져 어떻게 진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2000-05-17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