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새유물-구입유물 공개’ 紙上전시

‘새천년 새유물-구입유물 공개’ 紙上전시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2000-05-03 00:00
수정 2000-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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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새 천년 새 유물-구입유물 공개’전(展)이 2일 막을 올렸다.중앙박물관이 20여년 동안 사들인 유물을 선보이는 자리다.박물관의 빠듯한 예산 사정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지만,전시실에 들어서면 눈 비비고 보게 만드는 유물이 적지 않다.출품된 유물은 3,000여점에 이르는 구입유물 가운데 200여점으로,고고유물에서 금속공예 불교조각 회화 목공예 도자기 전적외국유물이 망라되어 있다.주요 전시품을 지상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주요 고객이라는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이들이 중앙박물관에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중앙박물관이 78년부터 유물을 사들이기 시작했지만 예산은 지난 93년까지 1,000만원대에 머물렀기 때문이다.94년 13억원으로 숨통을 튼 뒤 95∼97년 50억원씩으로 늘었지만,경제위기로 98년이후 30억원으로 줄었다.

중앙박물관이 경매장에서 유물을 사들인다는 사실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까닭은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경매회사들이 철저히 비밀에 붙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97년 3월 뉴욕의 소더비경매장에서 71만7,500달러(당시 환율로 6억3,140만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은 사불회탱(四佛會幀)은 중앙박물관이 사들여 이번 전시회에도 출품됐지만,당시에는 구입자가 ‘신원을 알 수 없는 한국인’으로만 알려져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중앙박물관은 용산에 짓는 새 박물관에 동양실을 만들기 위한 유물 수집작업도 벌이고 있다.현재 300여점이 확보됐는데,이번에 전시되는 2∼3세기 간다라불상과 8세기 중국 당 시대의 삼채마(三彩馬)및 삼채낙타,후한시대 청동박산로 등도 소더비와 크리스티에서 구입한 것이다.

경매에 참여하려면 먼저 경매가 있을 때마다 경매회사에서 보내주는 안내장을 검토한다.안내장에는 예정가가 표시되어 있는 만큼 박물관 관계자들이 회의를 열어 최고가격을 결정한다.실제 경매현장에서 이 가격 이상으로 올라가면 중앙박물관은 ‘베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중앙박물관이 사들이는 유물은 당연히 국내 보유물이 더 많다.연초가 되면일간지에‘유물구입공고’를 낸다.그러나 최근에는 고고유물을 제외한다고한다.도굴품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가격 산정은 3단계를 거친다.먼저 학예직과 대학교수 등 외부전문가 3∼5명이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과 유물 가치를 비교한다.물론 원하는 가격보다 높게 매기는 때는 거의 없다.다음은 박물관 간부들이 평가하여 사들일 것인지를 결정한다.최종 결정은 문화재위원회 위원들 몫이다.

국내유물 가운데 가장 높은 값에 사들인 것은 청명 임창순(靑溟 任昌淳)선생이 소장하던 ‘비해당소상팔경시첩(匪懈堂瀟湘八景詩帖)’으로 10억원이다.

임선생은 당장 국보로 지정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 시첩을 처분하여,청명문화재단 기금으로 출연했다.

중앙박물관은 내년도 유물구입 예산으로 68억원을 요구해 놓고 있다.한 관계자는 “박물관이 유물을 사들이는 예산은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비용”이라면서 “박물관에 유물을 팔면 이익이 될 수 있도록예산지원과 세제 혜택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2000-05-0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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