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다시 나타났다

‘화염병’ 다시 나타났다

입력 2000-05-02 00:00
수정 2000-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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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현장에 화염병이 1년여 만에 재등장하고 각목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등 시위가 다시 극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근로자의 날(노동절)인 1일 오후 7시40분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앞에서 서울대 등 전국 36개 대학생 1,000여명이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고려대 정문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연행 학생 석방 등을 요구하며 밤늦게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전경 27개 중대 등 약 3,000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시위를 막았으나,무(無)최루탄 시위 진압 방침을 고수하기 위해 시위 현장에 최루탄을 갖고나가지 않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고려대에서 집회를 가진 뒤 노동절 집회가 열리는 종묘공원으로 행진하다 경찰이 차도를 점거한 학생 141명을 연행하며 제지하자 고려대로 돌아갔었다.

시위 현장에 화염병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4월25일 서울대 학생 등이 학교정문 앞에서 서울지하철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약 1년만이다.

새 정권 출범 뒤 경찰은 시위 현장에 여경을 배치하고 최루탄을 일체 발사하지않는 등 시위를 평화적으로 이끌기 위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시위 양상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시민 이영훈(李英勳·40·회사원·성북구 안암동)씨는 “마치 80년대 초반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면서 “이제는 정말 서로 양보와 타협으로 문제를해결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앞 시위 진압에 나섰던 경찰관은 “시위대와 경찰이 노력해 한동안평화적 시위문화가 정착되는 듯했으나 폭력시위가 다시 등장해 안타깝다”면서 “폭력시위는 오늘로 마지막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한국노총등 노동단체들은 이날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 등 전국 16곳에서 110주년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를 갖고 ▲주 5일 근무제 ▲임금 13.2% 인상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했다.

장택동 전영우 박록삼기자 taecks@
2000-05-0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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